북유럽의 부국(富國) 스웨덴이 노후 원전(原電) 폐쇄로 인한 전력 부족 사태로 경제에 타격을 받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스웨덴 일부 지역은 이미 지난해 겨울 정전 직전 상황까지 갔고, 경제성장률도 하락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력 부족으로 스웨덴 정부가 추진하는 2026년 동계올림픽 유치도 실패할 가능성이 높을 뿐 아니라,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 투자 유치도 이전과는 달리 어려워질 것이라는 분석도 덧붙였다.

스웨덴 릴크룬트 해상풍력단지 전경. 스웨덴은 낡은 원전을 폐쇄하고 풍력발전으로 전환하면서 전력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이는 스웨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스웨덴은 풍부한 수력과 원자력 덕분에 온실가스 배출 없는 값싼 전력을 생산해 온 나라였다. 스웨덴 에너지청에 따르면 2017년 수력과 원자력이 전체 전력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40.3%와 39.3%에 이른다. 스웨덴의 산업용 전기 요금 역시 저렴해 MWh당 62.51달러로, 탈(脫)원전·재생에너지 확대 선두 주자인 독일(142.94달러)의 절반도 안 된다. 한국(98.51달러)보다도 훨씬 싸다.

그런데 스웨덴은 최근 전기 요금이 슬금슬금 오르고 있다. 이유는 1980년대부터 장기적으로 추진해 온 탈원전 정책에 따라 실제 원전이 하나씩 폐쇄에 들어간 점이다. 2015년 오스카샴 원전 2호기가 문을 닫은 데 이어, 2017년 오스카샴 원전 1호기가 폐쇄됐다. 올해 링할스 2호기, 내년 링할스 1호기를 폐쇄하는 등 2045년까지 노후 원전을 단계적으로 모두 없앤다. 이 때문에 스웨덴의 산업용 전기 요금은 오스카샴 2호기를 폐쇄한 2015년 MWh당 58.8달러에서 2016년 60.24달러, 2017년 62.51달러로 계속해서 올랐다.

블룸버그는 "스웨덴은 낡은 원전을 폐쇄하고 풍력발전으로 전환하면서 전력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며 "이는 침체에 빠진 경기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스웨덴 국립경제연구소(NIER)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작년 2.3%보다 0.8%포인트 하락한 1.5%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웨드방크의 선임 경제학자 에이크 구스타프슨은 "스웨덴의 많은 사업이 에너지 집약적이기 때문에 충분한 전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데이터센터를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있다"고 했다. 그간 값싼 전기료 덕분에 아마존·페이스북·마이크로소프트 등이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는 데이터센터를 스웨덴에 설치해 스웨덴은 수십억달러 투자를 유치해왔지만 앞으로는 이런 투자 유치가 어려워지리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