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올 3월 출시한 자사 스마트폰 ‘갤럭시 S10+’의 카메라 기능을 이전 제품 대비 대폭 강화했다. 전·후면 통틀어 5개의 카메라가 들어갔고 1600만 초광각 카메라, 1200만화소 듀얼픽셀 카메라, 1200만 망원 카메라(광학 2배줌) 등을 넣었다. 1년 전 출시된 ‘갤럭시 S9+’는 전·후면에 3개의 카메라를 사용했으며, 광각·망원은 지원하지만 초광각 기능은 없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엠씨넥스(097520)·캠시스(050110)·파트론(091700)·파워로직스(047310)등 카메라 부품 회사들이 올 1분기에 대폭 개선된 실적을 내놨다. 스마트폰 시장에 ‘멀티 카메라’ 바람이 불어 생산 물량이 증가한데다 고화소 제품 수요로 판매단가가 상승한 덕분이다. 카메라 부품 회사들의 평균 판매단가는 지난해 대비 25% 이상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엠씨넥스의 스마트폰용 1300만 화소 카메라 모듈.

◇ 카메라 부품업계, 실적행진 배경엔 ‘R&D 투자’ 확대

엠씨넥스는 올 1분기에 매출 2507억원, 영업이익 195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60.7% 늘었고, 영업이익은 179.1% 증가했다. 키움증권은 "(스마트폰) 모델당 출하량 증가로 생산성이 증가했으며, 스마트폰용 카메라 수요와 세트(완제품)당 판가가 올랐다"고 분석했다.

파트론, 캠시스, 파워로직스 등도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1분기 대비 크게 개선됐다. 광각·망원 카메라가 추가된 트리플(3개) 카메라 부품 납품 비중이 늘었고, 고화소 카메라 물량이 늘어난 덕분이다.

이 같은 카메라 부품 회사들의 실적 개선에는 꾸준한 연구개발(R&D) 투자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 엠씨넥스의 경우 지난해 R&D에만 311억원을 쏟아부은데 이어 올 1분기에도 123억을 썼다. 파트론도 지난해 R&D에 326억원을 투자했고, 올 1분기에는 123억원을 집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트리플, 쿼드(4개) 등 멀티 카메라는 물론이고 1600만 이상 고화소나 초광각 카메라 등의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R&D 투자는 필수"라면서 "‘기술력=시장의 무기’인 만큼 카메라 부품 회사들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 5G 시대 수혜…차량용 카메라 시장도 진출

시장에서는 올 2분기 이후에도 카메라 부품 회사들의 실적이 계속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장민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의 차별화 포인트가 카메라가 됐고, 향후 5G(5세대 이동통신) 시대의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콘텐츠 구현을 위해 카메라의 변화가 예상된다"며 "카메라 모듈 생산업체의 실적도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메라 부품 회사들은 카메라 기술을 활용한 신사업에도 적극 진출하고 있다. 일례로 자율주행차 시대가 열리면서 차량용 카메라 기술도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중이다. 엠씨넥스는 베트남에서 차량용 카메라 부품을 생산하며 광학식 지문인식모듈 사업도 육성중이다.

파트론도 광학식 지문인식모듈과 함께 자동차 전장용 ADAS, 후방 카메라 등의 제품군이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메라 부품 회사들이 사물·사람을 정확하게 인지하는 센싱·인공지능(AI) 카메라 기술을 개발중"이라며 "지금까지 카메라 부품 회사들이 스마트폰 시장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자동차나 다른 분야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