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으로 폐업을 선택하는 자영업자들은 생계를 위해 취업을 준비한다. 하지만 현실은 이마저도 쉽지 않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자리가 줄어들고 취업 문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정모(63)씨는 2006년부터 인천 계양구에서 6층짜리 모텔을 운영하다 지난해 9월 말 문을 닫았다. 처음에는 청소 직원 등 6명을 데리고 일했지만 조금씩 줄여 2008년부터는 3명만 남겼다. 그러다 지난해 최저임금이 전년보다 16.4% 오르자, 정씨는 월급(식대 포함) 230만원을 주던 직원 3명을 1명으로 줄였다.

이후 정씨는 혼자 1인 3역을 했다고 한다. 하루 3시간씩 잠을 자며 입실 안내, 객실 청소, 주차 관리를 모두 맡아 했다. 정씨는 "허리 통증과 두통이 심해져 도저히 모텔을 운영할 수 없게 돼 폐업을 결심했다"고 했다.

정씨는 최근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진행하는 소상공인 재기(再起) 교육에 참여했다. 정부가 이미 폐업했거나 폐업 예정인 소상공인에게 2일 과정으로 취업 트렌드나 자기소개서 작성법 등을 알려주는 교육이다. 정씨는 "최저임금이 크게 오르며 건물 청소 일이나 베이비시터 등도 경쟁이 치열하다는 말을 주변에서 많이 들었다"며 "교육 과정에서 새로운 일을 추천받았지만 무엇부터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윤모(41)씨는 지난해 5월 서울 광진구에서 닭갈비집을 열었다가 1년도 안 돼 지난 3월 폐업하고 이 교육을 들었다. 윤씨는 "과거 IT 업체에서 부장까지 일하다 퇴직한 경력이 있어 상대적으로 재취업 부담이 덜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시장이 워낙 나빠 자신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옆에서 보니 경력이 없는 다른 자영업자들은 정말 힘들어하더라"고 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 부담을 느끼는 고용주들이 전문성이 낮고 본인이 대신 할 수 있는 일용직 일자리부터 줄이는 경향이 있다"며 "최저임금이 크게 오르기 전인 3~4년 전보다 지금 자영업자들은 폐업 후 일자리 찾기가 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