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의 고율 관세, 중국의 보조금 폐지로 실적 부진을 겪은 태양광 회사들이 전화위복을 노리고 있다. 중국이 지난달 새로운 태양광 보조금 지원 정책을 발표했으며, 미국·유럽 등에서 태양광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설치된 한화큐셀 태양광 모듈.

태양광 산업은 폴리실리콘(태양광 원재료 가공)→잉곳(폴리실리콘을 녹여 결정으로 만든 것·원통형 덩어리)→웨이퍼(원판·얇은판)→셀(태양전지)→모듈(태양전지를 한데 모아놓은 패널)→발전소 개발(발전 시스템)로 구성된다. 국내 업체중에서는 OCI(456040), 한화케미칼이 주로 폴리실리콘을 생산하고, LG전자·한화큐셀·신성이엔지가 태양전지 셀과 모듈을 생산한다.

30일 태양광업계에 따르면 태양광의 원료인 폴리실리콘 가격은 최근 kg당 8.3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월(㎏당 17달러) 대비 절반 수준이다. 지난해 5월 중국의 보조금 삭감 발표 이후 폴리실리콘 가격은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해 2분기 kg당 14.3달러에서 지난해 3분기에는 11달러까지 떨어졌다. 올 1분기에는 kg당 8.9달러까지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현재의 폴리실리콘 가격이 글로벌 상위 회사들도 적자를 기록하는 과도하게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대부분의 폴리실리콘 업체들이 설비를 가동하기 어려워 이번달부터 정기보수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태양광 수요는 고효율 제품군 위주로 회복되고 있는 분위기다. 중국은 그동안 태양광 설치가 미미했지만, 지난달 30일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프로젝트를 확정했다. 올 7월부터 보조금이 집행될 예정이다. 미국은 태양전지·모듈에 대해 발동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가 단계적으로 축소되고 있고, 가정용 태양광에 대해서는 ITC(투자세액공제제도)를 30% 감안해주고 있다. 일본에서도 이미 확정된 보조금을 받기 위해 내년 3월 전까지 태양광 프로젝트를 완공해야 한다. 이번달 재선에 성공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도 친태양광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지난해 한화큐셀과 한화첨단소재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올 2월부터 미국에서 신규 모듈 공장을 가동했고 10.7GW의 모듈 생산능력을 갖췄다. 한화케미칼 태양광 부문은 고효율 제품을 선호나는 유럽·미국 판매가 늘어 올 1분기에만 489억원의 흑자를 냈다. 한화큐셀은 셀 생산 기준 세계 1위 태양광 업체다. 한화큐셀은 프리미엄 전략을 추진하며 기존 모듈보다 광전환 효율이 개선된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국가간 보호무역주의가 심해지고 있지만, 태양광 시장은 고효율 제품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중국의 태양광 보조금 정책 재개, 미국의 세이프가드 관세율 축소로 올해 태양광 시황은 지난해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OCI는 올 하반기 말레이시아에서 신규 증설물량(1만톤)을 가동, 실적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신성이엔지도 고효율 태양광 모듈(HDM)을 출시하면서 올해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OCI 관계자는 "고순도 폴리실리콘 시장이 앞으로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지금은 비중이 크지 않지만, 반도체형 폴리실리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품질 강화를 위한 투자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