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주력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 불황이 계속되면서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1~3월) 전 세계 반도체 1위 기업을 인텔에 내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이다.

29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은 수요 감소, 재고 증가로 인한 메모리 가격 폭락으로 메모리 시장 1분기 전체 매출이 지난해 4분기 대비 25% 감소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 기간 D램 매출은 26.1%, 낸드플래시 매출은 23.8% 각각 감소했다.

삼성전자 직원이 반도체 생산 라인에서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21억71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려 인텔(157억8800만달러)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6%나 급감한 것으로, 감소 폭만 봤을 때 삼성전자가 가장 컸다.

SK하이닉스는 1년 전보다 매출이 26.3% 감소한 59억6000만달러로 3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함께 ‘메모리 톱3’로 꼽히는 미국 마이크론 역시 22.5% 매출이 감소해 55억7800만달러를 기록했다.

메모리 업체들의 매출 감소세가 두자릿수에 달하면서 전체 반도체 시장도 침체를 면하지 못했다. IHS마킷 집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은 1012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2.9% 감소했다. 10년 만에 최악의 실적이었다.

다만, 비메모리를 주력으로 하는 업체들의 타격은 메모리 업체들과 비교해 작았다. 1위 인텔의 1분기 매출은 전년(158억3700만달러)과 비교해 0.3% 줄어드는 데 그쳤다. 인텔의 메모리 매출 비중은 전체 6%가 채 안 되기 때문에 메모리 불황 여파를 피해간 것으로 풀이된다.

이외에 매출 기준 반도체 기업 톱 10에는 5위에 브로드컴(46억7400만달러), 6위에 퀄컴(37억5300만달러), 7위에 텍사스인스트루먼트(35억1300만달러) 등이 이름을 올렸다.

10위 엔비디아의 경우 지난해 인공지능 애플리케이션용 그래픽처리장치(GPU) 판매 호조, 암호화폐 인기로 매출이 급성장했다가 이에 대한 효과가 줄어들면서 올해 1분기 매출이 23.7% 감소한 20억3000만달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