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가 0원에 가까워져도 해외 송금 시장에서 자신 있습니다. N2N(다대다) 다구간 기술로 서비스 국가가 늘어날수록 우리 핀테크 플랫폼이 강력해지기 때문입니다."

와이어바알리(WireBarley)는 2017년 4월 해외 송금 서비스를 시작한 후 약 2년 만에 미국,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홍콩, 베트남, 필리핀 등 16개국에서 10만명의 고객을 확보한 핀테크 스타트업이다. 누적 송금액은 1억5000만달러(약 1700억원)에 달한다. 와이어바알리의 사명은 ‘와이어(송금하다)’와 ‘바알리(인류 최초의 화폐인 보리)’의 합성어다.

유중원 와이어바알리 대표는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기존 은행 대비 10분의 1도 안 되는 저렴한 수수료와 당일 송금하고 바로 받는 신속한 서비스가 무기"라며 "아시아 선두 페이먼트(송금) 플랫폼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한국의 은행에서 미국으로 1000달러(약 118만원)를 송금을 하려면 약 4만원의 수수료가 붙는다. 하지만 와이어바알리를 이용하면 수수료가 3000원에 불과하다. 송금시간도 기존 은행에선 1~2일이 걸리지만, 와이어바알리는 최대 2시간이면 된다.

유중원 와이어바알리 대표는 “올해 미국을 시작으로 캐나다, 일본, 유럽 등 주요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며 “은행에 가지 않고도 간편하게 해외 송금을 할 수 있는 서비스로 확고하게 자리잡겠다”고 말했다.

와이어바알리는 한국에서 해외로 송금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16개 국가를 그물처럼 연결, 국가간 양방향 송금 서비스를 구현했다. 한국에서 A국가(상대국가)로 송금은 기본이고, A국가에서 한국으로 송금하거나 A국가에서 B국가(제3국)로 송금도 지원한다. 이번달에는 해외 송금 거래가 가장 많은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유 대표는 "올해 미국을 시작으로 캐나다, 일본, 유럽 등 주요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라며 "올해 4억달러, 내년에는 10억달러의 해외 송금 거래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와이어바알리는 홍콩에 허브 센터를 두고, 국가간 송금 거래가 이뤄질 때 환전시 비용이 가장 적게 들어가는 구조를 만들었다. 지금까지 은행을 이용한 해외 송금은 송금·중계·수취은행을 거치면서 수수료가 과다했고, 환율 변동에 따른 부담이 컸다. 와이어바알리는 허브 센터를 통해 환율 변동에 따른 부담을 최소화하고 거래 구조는 단순화했다.

유 대표는 "서비스 국가가 늘수록 원가를 줄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누구나 은행에 가지 않고도 간편하게 해외 송금을 할 수 있는 서비스로 확고하게 자리잡겠다"고 말했다.

와이어바알리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구현 화면.

와이어바알리는 연세대 경영학과 86학번 동기 3명이 2016년 3월 공동 창업한 회사다. 유중원 대표는 삼성전자 해외본부와 AT커니 등 글로벌 컨설팅 회사에서 일했고, 윤태중 부사장은 인터넷 커뮤니티의 원조로 불리는 프리챌 공동 창업 멤버로 참여했다. 김원재 이사회 의장은 공인회계사 출신이다.

호주에서 해외 송금 사업을 했던 김 의장의 사업 이해도에 유 대표의 글로벌 감각이 더해졌고, 윤 부사장의 기술·창업 경험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유 대표는 "우리는 (50대라) 밤은 못 샌다. 하지만 20~30대 창업자에 비해 풍부한 경험과 사업 전략을 갖고 있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유 대표는 인터뷰 말미에 한국의 금융 규제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개인간 거래보다 100배가량 규모가 큰 기업간 거래로 사업을 확대해야 하는데, 국내의 경우 송금 한도가 연간 3만달러(약 3500만원)로 제한돼 있다"며 "해외에선 핀테크 기업들이 자유롭게 경쟁하며 성장하고 있는데 한국에선 쉽지 않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이어 "인스타렘(InstaReM) 등 싱가포르, 중국 등 아시아 국가에서 해외 송금 핀테크 스타트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규제에 묶여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핀테크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