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간 금융 시장의 흐름은 미·중 무역 갈등 이슈가 지배했다. 관세 인상뿐 아니라 미국 정부의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 거래 제한, 구글 등 미국 기업들의 제재 동참, 중국의 희토류 수출 무기화 암시 등이 이어지면서 협상 타결 기대가 급격히 사그라들고 글로벌 주식시장은 큰 변동성을 보였다. 특히 중국 경제 의존도가 높은 한국 증시는 관련 소식이 새로 나올 때마다 크게 출렁였다.

이번 주에도 국내외 투자자들은 미·중 무역 갈등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양국이 아직 구체적인 협상 계획을 정하지 못하고 있어, 갈등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 협상 합의의 일환으로 화웨이가 포함될 수 있다"고 언급한 점,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주미 중국 대사 등이 협상 재개 의지를 밝힌 점 등은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28일까지 일본 순방에 나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산 자동차 관세 등 무역 이슈를 논의하면서 미·중 무역 협상에 대해 언급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상황이 매우 유동적이고 불확실성이 높아 협상 재개가 지연될수록 금융 시장이 불안한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각국 경제 지표가 부진하면서 경기 둔화 우려도 다시 높아진 상황이다. 이번 주 미국에서는 5월 소비자신뢰지수, 4월 개인소비지출 등의 지표가 발표된다. 미국 경제의 버팀목인 소비 상황을 드러내는 지표들인 만큼 부진할 경우 증시 불안이 가중될 수 있다. 31일 중국에서 발표될 5월 제조업 및 서비스업 PMI(구매관리자지수)도 지켜봐야 한다. 박희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5월 미국, 유로존 모두 제조업 PMI가 부진했다"며 "무역 갈등 부담이 큰 중국도 다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경계감이 앞서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31일로 예정돼 있다. 이번에도 기준금리는 연 1.75%로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시장의 관심은 금리 인하 소수 의견이 나올지 여부와 이주열 한은 총재의 향후 경기 전망 등에 쏠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