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이 파견·용역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을 위해 오는 7월 자회사를 설립한다. 앞서 KDB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 등 다른 국책은행도 자회사를 설립해 파견·용역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에 착수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특수경비·시설관리·미화 등 용역사업을 담당할 자회사 ‘수은파트너스(가칭)’ 설립 안건을 보고했다. 수은은 9조5000억원을 출자해 7월 1일 수은파트너스를 설립할 계획이다. 수은은 6월 중 최종 설립 방안을 확정하고, 곧 관련 채용에 나선다. 공식 회사명은 공모를 통해 정하기로 했다.

지난 3월말 기준 수은의 용역 근로자는 101명이다. 수은은 수은파트너스를 통해 이들 대부분을 정규직으로 고용 승계하기로 했다. 우선 기존 회사와의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근로자부터 순차적으로 정규직 전환한다. 수은은 연내 정규직 전환이 대부분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 본점

수은은 이미 지난해 파견직 근로자 일부를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이에 따라 2017년 176명이던 용역 근로자는 지난해 97명으로 줄었다

수은의 용역 자회사 설립은 정부가 지난해 7월 발표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른 것이다. 가이드라인은 파견·용역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할 때 직접 고용이나 자회사 고용을 선택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앞서 기업은행(024110)은 지난해 12월 자본금 30억 원을 출자해 인력 자회사인 IBK서비스를 설립했다. 기업은행은 최근 파견·용역 직원 2000여 명 중 1604명이 IBK서비스를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됐거나 전환을 앞두고 있다.

산업은행도 2월 말 산업은행이 100% 출자한 자회사 KDB비즈를 설립해 파견·용역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기존 산업은행 파견·용역근로자가 속해 있던 두레비즈 직원들은 다음달 중 KDB비즈 소속 정규직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은이 용역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을 마무리하면 국책은행은 ‘비정규직 제로’가 된다"며 "다른 금융공기업들도 자회사 설립을 통한 용역·파견근로자의 정규직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