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식 냉동피자가 급부상하면서 프랜차이즈 피자 업체 매출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최근 배달료 인상과 1인 가구 증가 영향 등으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냉동피자에 대한 선호도가 커지고 있어서다.

서울 대학로에 위치한 미스터피자 매장 실내 전경.

16일 시장조사기관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냉동피자 시장은 2016년 265억원에서 지난해 약 1200억원으로 2년만에 4배 이상 성장했다. 지난해 프랜차이즈 피자 시장 규모가 약 1조8000억원으로 전년(약 2조원) 대비 10%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이다.

최근 냉동피자는 간편 조리식을 선호하는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가성비를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냉동피자가 고급화 됐고 배달 피자보다 저렴한 가격이 부각되면서 배달 피자 대신 냉동 피자로 소비가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배달 피자 한판당 평균 가격은 1만5000~2만5000원대지만 냉동피자 가격은 5000~8000원대로 저렴하다.

이러한 분위기는 프랜차이즈 피자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국내 1위 피자 프랜차이즈 도미노피자(청오디피케이)의 지난해 매출은 2130억원으로 전년(2198억원) 대비 3% 줄었다. 영업이익은 209억원을 기록했지만 전년(295억원) 대비 29% 감소했다.

업계 2위(매출 기준) 미스터피자(MP그룹)는 지속된 적자로 상장폐지 위기에 처했다. 이 회사는 지난 9일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 결정을 통보받았다. 4년 연속 적자를 냈기 때문이다. 지난해 영업손실만 약 45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매출도 656억원으로 전년(815억원) 대비 19.5% 줄었다.

업계 3~4위인 피자에땅과 피자알볼로의 지난해 매출도 감소했다. 피자에땅은 작년 매출이 18.3%, 피자알볼로는 3.5% 감소했다.

한때 연간 매출 3000억원을 넘었고 오랫동안 국내 1위 자리를 지킨 피자헛도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피자헛은 가맹점 사업을 중시하는 미국 본사 정책에 따라 직영점을 모두 정리해 2016년부터는 100% 가맹점 체제로 전환했다. 피자헛에 따르면 2014년 직영점 수는 75개였지만 2015년 3개까지 급감했다. 직영점 정리 효과는 매출에 곧바로 반영됐다. 2014년 피자헛 매출은 1142억원이었지만 2015년 893억원으로 21.8% 줄었다.

이후, 배달앱 확산으로 배달 중심의 중저가 피자가 인기를 끌면서 가맹점 수익도 점차 악화됐다. 그 결과 피자헛의 2017년 매출은 208억원으로 2014년(1142억원)과 비교하면 3년만에 81.7% 감소했다. 업계 1위 자리도 도미노피자에 내주고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오뚜기 냉동피자(왼쪽)와 CJ제일제당 고메 그릴 피자.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는 "식사가 가능한 매장을 운영해온 피자헛이나 미스터피자와 달리 도미노피자는 배달 위주 영업과 할인 마케팅으로 성공했다"면서 "냉동피자 성장으로 인한 역성장도 또다른 시장 변화이므로 절반 가격의 반판 피자를 개발하는 등의 방식으로 가성비를 살리는 업체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