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SK그룹은 오는 28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 워커힐호텔에서 '소셜밸류 커넥트' 제1회 행사를 갖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사회적 가치'를 주제로 한 대규모 민간축제인 이곳에서 한 중소기업인이 연사로 등장한다.

#2.삼성SDI는 최근 발행된 사보에서 한 중소기업인을 인터뷰하면서 혁신 사례로 소개했다. 이 기업인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품질 우선주의로 사업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삼성SDI 임직원에게 교훈을 줄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삼성과 SK가 동시에 주목하고 있는 젊은 중소기업인은 박용준(36) 삼진어묵 대표다. 박 대표는 1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한 것은 작은 변화를 시도한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부산에서 3대째 어묵사업을 이어가고 있는 그는 20~30%의 낮은 공장 가동률과 부채 증가로 위기를 맞은 가업을 이어받아 어묵의 브랜드화, 베이커리형 매장 등으로 재해석해 성공시킨 대표적인 청년 기업인으로 꼽힌다.

"우리 공장이 있던 부산 영도구 봉래시장은 낙후되고 위험한 곳으로 유명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곳에 첫 베이커리형 어묵 매장을 냈더니 멀리 있는 사람들이 일부러 찾아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아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으로 이렇게 지역사회를 도울 수 있겠구나' 생각했죠."

각양각색의 어묵을 맛보려는 손님으로 북적이는 부산 영도구 봉래동의 '삼진어묵' 매장.

삼진어묵은 2016년 비영리 사단법인 '삼진이음'을 설립해 봉래시장에 있는 두부집, 참기름집, 양복집 등 오래된 가게를 예쁘고 깨끗하게 리뉴얼하는 도시 재생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역 재생뿐 아니라 기술 재생에도 힘쓰고 있다. 삼진이음은 어묵장사를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기술을 전수하는 등 교육사업에도 적극적이다.

그는 "이렇게 어묵에 관심을 갖고 어묵 사업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어묵 시장이 점점 커질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우리가 차지하는 시장도 덩달아 커지니 일석이조 효과"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앞으로 2050년이면 식량 고갈 우려가 나오지만 수산물은 양식기술이 늘어 재료가 더욱 풍부해질 것"이라며 "전 단순히 어묵을 만들어 파는 게 아니라 미래 식량을 더 편리하게 가공해서 밥상 위에 올리는 일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2012년 가업을 물려받은 뒤 시도한 첫 작은 변화는 할아버지가 만든 회사 이름인 삼진을 붙여 '삼진어묵'으로 팔기 시작한 것이다. 박 대표는 "당시 모든 회사 제품명이 '부산어묵'이어서 참 이상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부산어묵 맞냐"고 되묻는 등 반응이 냉담했지만, 지금은 '어묵 브랜화' 바람을 만들어냈다. '제조업체 마인드'에서 소비자를 우선으로 생각하는 '유통업체 마인드'로 변화를 꾀했다. 위생을 걱정하는 소비자 심리 등을 고려해 오픈 키친을 접목한 베이커리형 어묵매장을 2013년 12월 처음으로 선보였고, 속칭 '대박'을 쳤다. 그 후 삼진어묵 직원 수는 45명에서 550명, 매출은 82억원에서 900억원으로 10배 이상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