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게임 업체인 넥슨의 새 주인을 찾기 위한 본입찰이 15일(현지 시각) 미국에서 열린다. 넥슨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김정주 NXC 대표는 올해 초 자신과 아내 유정현씨, 개인 회사 와이즈키즈를 통해 보유한 NXC 지분 전량(98.64%)을 매물로 내놨다. NXC는 넥슨의 모(母)회사다. 이후 매각 주간사인 도이치증권 뉴욕 지점과 모건스탠리 멘로파크 지점이 지난 2월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컨소시엄 가운데 5곳의 적격 예비 인수 후보를 지정했고, 지난달 중순 본입찰을 하려다 준비 시간 부족을 이유로 한 달 뒤인 5월 15일로 본입찰일을 연기했다.

13일 게임 업계와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5곳의 적격 예비 후보는 카카오 컨소시엄, 텐센트 컨소시엄, MBK파트너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베인캐피털인 것으로 알려졌다. 텐센트는 중국 최대 게임 업체이며, MBK· KKR·베인캐피털 등은 사모펀드이다. 이 5곳은 지난 2월부터 현재까지 넷마블삼성전자, 일렉트로닉아츠(EA) 등 총 40여 개의 국내외 기업과 투자 펀드를 접촉해 컨소시엄 구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입찰 때 5곳이 모두 참여할지는 미지수다.

유럽계 투자은행(IB) 고위 관계자는 "어느 컨소시엄도 아직 확실한 응찰 결정을 내리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최근 글로벌 게임 업계의 수익성 악화로 선뜻 수조원을 투자하려는 의사 결정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추가 인수 후보가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IB 업계에 따르면 매각 주간사가 기존 적격 예비 인수 후보 5곳 외에도 디즈니 등 해외 유명 기업 여러 곳에 인수 참여 초청장을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은 지난해 매출(2조5784억원) 기준 세계 10위권의 게임 업체로,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글로벌 게임 업계의 순위가 바뀔 수 있다. 추정 인수 금액도 김 대표의 지분 전량 매각 시 10조~15조원, 절반 매각 시 5조~7조원이다. 한국 기업의 인수·합병(M&A) 거래로는 최대급이다. 이 때문에 실제 매각 여부와 매각 범위, 유력 인수 주체 등을 둘러싸고 온갖 전망과 억측이 나돌았다.

미국계 IB 고위 관계자는 "조건이 안 맞아 유찰될 가능성, 매각자가 지정한 특정 컨소시엄과의 계약 가능성도 얼마든 있다"면서 "넥슨의 핵심 게임 계열사들만 인수해 부담을 줄이고, 인수 대금의 일부는 (인수자의) 주식이나 채권 등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하려는 시도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