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창업가 김동신 대표가 이끄는 스타트업 센드버드(SendBird)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총 1200억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funding)를 유치했다.

메시징 솔루션 스타트업 센드버드는 6일 1억200만달러(한화 1200억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시리즈 B 투자금이 5200만달러(한화 600억원)라고 발표했으나 그 후 새로운 투자자인 ‘타이거 글로벌 매니지먼트(Tiger Global Management)’가 합류하며 전체 투자 규모가 배로 늘었다. 타이거 글로벌 매니지먼트는 페이스북, 링크트인, 스포티파이 등에 투자했던 유명 미국 투자회사다.

실리콘밸리 산 마테오(San Mateo)에 위치한 센드버드 미국 본사에서 근무하는 직원들. 뒷줄 왼쪽에서 첫 번째가 김동신 대표.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는 "향후 2년 동안 우리의 주요 목표는 업계 선두 주자로서 시장 입지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마케팅, 판매 등 주요 비즈니스 영역의 리더를 고용해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겠다"고 했다. 이번 투자금을 바탕으로 센드버드는 이미 싱가포르, 런던, 인도 벵갈루루에서 현지 인력을 채용했다.

시리즈 B 투자란 통상 두 번째 투자 유치를 뜻한다. 실리콘밸리에선 창업 밑천인 시드(seed) 머니를 제외하고 본격적인 첫 투자 유치를 ‘시리즈 A’라 부른다. 시리즈 A 이후엔 알파벳을 순서대로 붙인다.

시리즈 B 투자로 1억달러 이상 대규모 자금을 유치한 사례는 실리콘 밸리에서도 흔치 않다. 스타트업 업계에선 이 추세라면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을 노려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니콘 반열에 오른 미국 핀테크 스타트업 스트라이프(Stripe)가 시리즈 B 투자로 2000만달러를 유치했고, 미국 증시 상장을 앞둔 업무용 메신저 스타트업 슬랙(Slack)도 시리즈 B로 1070만달러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엔 아이코닉 캐피탈(ICONIQ Capital), 샤스타 벤처스(Shasta Ventures), 오거스트 캐피탈(August Capital),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 펀더스클럽(Funders Club) 등 기존 투자자들도 함께 했다. 센드버드는 지난 2017년 12월 1600만달러(약 187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받은 후 1년 5개월 만에 후속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번 투자에 참여한 매튜 제이콥슨(Matthew Jacobson) 아이코닉 캐피탈 파트너는 "커뮤니케이션 방법으로서 메시징과 채팅이 주목받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투자를 결정했다""며 "센드버드는 완벽한 메시징 플랫폼을 제공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센드버드 홈페이지 첫 화면.

센드버드는 엔터프라이즈 메시징 솔루션을 제공하는 B2B(기업간 거래) 기술 회사다.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 형태로 고객사 앱에 메시징·채팅 기능을 탑재한다.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클라우드 인프라도 제공하고 있다. 모바일 앱이나 웹사이트에 메시징·채팅 기능을 넣고 싶을 때 센드버드 홈페이지에 접속해 간단하게 추가할 수 있다. 현재 월 10억건 이상 메시지가 센드버드를 통해 전송되고 있으며 월간 사용자 수(MAU)는 5000만 명 이상이다.

텐센트로부터 12억달러(한화 1조3600억원)를 투자받은 인도네시아 스타트업 고젝(GO-JEK), 홍콩 유명 소셜 미디어 사이트 나인개그(9GAG), KB금융, LG유플러스, 넥슨 등이 센드버드의 고객사다. 월 3억 명이 이용하는 미국 3대 소셜미디어 레딧에 메시징 솔루션을 공급하기도 했다. 최근엔 미프로농구(NBA), 야후 스포츠, 글루 모바일(Glu Mobile) 등을 고객사로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