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 기술주 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 등 이른바 '팡(FAANG)'의 기세가 올해도 여전하다. 지난해 급락장을 겪으면서 '팡의 시대가 저문다'는 분석도 있었지만, 올해 1분기 우수한 실적을 발표하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들이 포함된 나스닥지수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여기에 우버·슬랙·팔란티어 등 주목받는 테크 기업들이 줄줄이 상장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이 팡에 이어 새로운 증시 상승 동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클라우드컴퓨팅·디지털 광고 등 아마존 실적 호조

2010년 이후 미국 증시를 주도해온 '팡'의 주가는 올해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지난 29일(현지 시각) 페이스북 주가는 연초 이후 48.6% 오른 194.7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기간 넷플릭스는 38.9%, 애플 29.7%, 아마존 29.1%, 구글(알파벳) 24%씩 각각 올랐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연초 이후 23% 올라 이날 사상 최고치인 8161.86에 거래를 마쳤다.

'팡' 종목의 올 1분기 실적도 양호하다. 돋보이는 기업이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작년 2분기부터 네 분기 연속 사상 최대 순이익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소매, 클라우드컴퓨팅, 광고 등 3개 사업 분야가 모두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올 1분기 순익(36억달러)이 전년 동기 대비 배 이상 늘었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했고, 디지털 광고 분야에서는 구글·페이스북에 이어 시장 점유율 3위를 달리고 있다. 넷플릭스·페이스북도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1분기 실적을 냈다.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도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 성장했다.

◇새로운 증시 엔진 '펄프스'

최근에는 '팡'의 뒤를 이어 미국 증시를 이끌 새로운 엔진으로 핀터레스트·우버·리프트·팔란티어·슬랙 등 테크 기업들이 부상하고 있다. 5개 기업명의 영문 앞글자를 따서 '펄프스(PULPS)'라고도 부른다. 우버와 리프트는 차량 공유, 핀터레스트는 이미지 공유 및 소셜 미디어, 슬랙은 업무용 메신저 서비스, 팔란티어는 빅테이터 분석을 전문적으로 하는 기업으로 모두 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의 테크 유니콘이다. 이 중 리프트와 핀터레스트는 최근 나스닥에 상장했고, 나머지 3개 기업도 기업공개 시장에 뛰어들었다. 설태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상장(예정) 기업 중 기업 가치 상위 7개 기업에 펄프스가 모두 포함된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특히 세계 1위 차량 공유 업체 '우버'의 상장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시장에서 우버의 몸값은 약 1200억달러(약 135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전상용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버는 자율주행차 분야에서도 구글과 테슬라에 이어 상당한 진척을 이뤘다"며 "5월 초 상장되면 자율주행차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18일 나스닥에 상장된 핀터레스트 주가는 공모가 대비 80% 넘게 뛰었다. 지난 2009년 구글 출신의 벤 실버먼 최고경영자가 설립한 이미지 중심의 소셜 미디어 기업으로 '미국 엄마들의 놀이터'로 불린다. 여성 이용자를 중심으로 집 꾸미기, 음식 레시피, 패션 트렌드, 유아용품 등을 검색하는 창구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다. 시장 조사 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미국 내 핀터레스트의 이용률은 29%로 유튜브(73%)·페이스북(68%)·인스타그램(35%)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업무용 메신저 서비스를 내놔 실리콘밸리에서 돌풍을 일으킨 슬랙도 최근 상장 계획서를 뉴욕증권거래소에 제출했다. CNBC에 따르면 슬랙은 현재 60만개 기업에서 업무용 메신저로 이용하고 있으며, 매일 1회 이상 접속하는 활성 이용자 수가 1000만명에 달한다. 이 밖에도 빅데이터 분석 분야에서 시장 선두 주자로 불리는 팔란티어도 올 하반기를 목표로 상장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