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에 따른 중국 당국의 대규모 돼지 살처분 영향으로 국내 돼지고기 가격도 조금씩 들썩이고 있다. 3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4월(1~29일 평균) 국내 돼지고기 ㎏당 도매가격은 한 달 만에 600원 넘게(3768→4387원) 올랐다. 올해 초만 해도 ㎏당 3000원대 초반에서 머물던 돼지고기 가격은 어느새 4000원 선을 돌파했다. 인기가 가장 많은 부위인 삼겹살 소매가격도 4월 기준 100g당 1875원으로 3월(1690원)보다 200원 가까이 오른 상태다.

전 세계 돼지고기 소비의 49%를 차지하는 중국의 돼지 살처분이 국제적인 돼지고기 값 상승을 이끌고 있다. 중국 내 돼지고기 공급이 부족해지자 중국이 돼지고기 수입을 늘리면서 국제 가격이 오르고, 이게 다시 국내 돼지고기 값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SK증권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돼지고기 수입량은 작년보다 41%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올해 4월 미국 돼지고기 선물가격은 ㎏당 1.96달러로 올 들어 46%나 올랐다. 유럽연합(EU) 돼지고기 선물가격도 같은 기간 21% 상승(1.37→1.66유로)했다.

문제는 당분간 돼지고기 가격은 계속 오름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이 최근 낸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국내 돼지고기 가격은 ㎏당 최대 5200원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보다 20%가량 비싸지는 셈이다. 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작년에 수입했던 재고 물량을 소진할 수 있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재고가 줄면서 상반기 대비 하반기의 돼지고기 가격 상승 폭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표 서민 음식인 삼겹살도 가격이 크게 올라 '금(金)겹살'이 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