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성장률 쇼크로 외환시장에도 비상이 걸렸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9.6원 오른 1160.5원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1160원 선을 넘은 것은 2017년 1월 31일(1162.1원) 이후 2년 3개월 만이다. 환율은 전날에도 '글로벌 달러 강세'의 여파로 9.1원 올랐다. 이틀간 상승폭은 18.7원에 달했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올해 1~2월 1120원대를 유지하다가 3월 들어 소폭 오르기 시작했고, 4월 중순부터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 밖으로 호조를 보이는 데다, 유럽 등 다른 나라들의 경기가 둔화되면서 달러화가 전 세계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4개월 연속 수출 둔화로 경상수지 흑자 폭이 줄어들면서 원화 약세(달러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4월은 국내 주식에 투자한 외국인들이 받은 배당금을 달러로 바꿔 해외로 송금하기 때문에 82개월간 이어져 온 경상수지 흑자마저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해 10월 110억달러였던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올해 2월에 36억달러까지 줄었다"며 "4월에는 외국인 배당 송금 때문에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환율 변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환율이 급격히 오를 경우 국내에 투자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큰 폭은 아니더라도 당분간 환율 상승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정성태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수출 부진,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경상수지 축소 등으로 달러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하반기에는 유럽과 중국의 경기 회복으로 달러 강세 현상이 약해질 것이기 때문에 원화 환율도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