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160.5원 마감…이틀새 18.7원 ↑

원·달러 환율이 1160원을 넘어서면서 2년 3개월만에 최고치로 장을 마감했다. 올해 1분기 마이너스 성장률이 원화를 끌어내렸다. 반면 달러는 미국 경기 호조에 대한 기대감에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2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9.6원 오른 1160.5원에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 2017년 1월 31일(1162.1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날 기록했던 1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하루 만에 갈아치웠다. 지난 이틀간 상승폭은 18.7원에 이른다. 이날 환율은 7.1원 1158.0원에 출발한 뒤 오전 9시10분 1161.4원까지 올랐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도 2017년 1월31일(1162.1원) 이후 가장 높았다.

조선DB

이날 우리나라의 1분기 경제성장률이 금융위기 후 최악 수준으로 나타나면서 원화 약세의 요인이 됐다. 한국은행은 이날 우리나라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대비 -0.3%라고 밝혔다. 이는 2008년 4분기(-3.3%) 이후 최저치인 동시에 1분기 기준으로는 2003년 1분기(-0.7%) 이후 16년 만의 마이너스다.

반면 달러는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지수 등 미 뉴욕증시가 지난 23일(현지시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DXY)가 전일(현지시간) 98.08로 2017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초 미 경기둔화가 우려됐지만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 긴축을 종료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23일 달러가 22개월 만에 최고치로 강세를 보인데다 우리나라의 1분기 성장률 부진에 따른 충격도 반영됐다"며 "전날 주요 저항선인 1150원을 돌파하면서 탄력이 더해졌다"고 전했다.

원·달러 환율이 연이틀 급등하면서 정부에서 구두개입이 이어졌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며칠 사이에 환율이 올랐고, 이는 전반적으로 달러 강세가 원인"이라며 "정부는 외환시장에 특이사항이나 변동성이 나타나면 적기에 대응하도록 늘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