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 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외부감사 강화 현상을 ‘비용’이 아닌 ‘투자’로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은 오는 30일 조선비즈가 개최하는 ‘2019년 회계감사 콘퍼런스’에서 기조 연설을 통해 회계 개혁 성공의 전제 조건으로 ‘관점의 전환’을 강조할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1월부터 시행된 새 외부감사법에 따라 기존보다 부실 감사에 대한 제재 수위가 높아지고 감사 시간이 늘어나는 등 외부 감사 시스템 전반이 강화됐다.

2016 회계감사 콘퍼런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1998년 대우그룹을 시작으로 2002년 SK글로벌, 2012년 저축은행 및 STX조선해양, 2013년 동양그룹·모뉴엘·대우건설 등 대규모 분식회계가 끊임없이 발생한데 이어 2016년 대우조선해양사태까지 불거지면서 외부감사법 개혁 논의가 본격 시작됐다. 긴 논의 끝에 새 외부감사법은 2017년 10월 공포됐고 2018년 11월 시행됐다.

최 회장은 회계개혁을 통해 ‘회계 공급 사슬’이 강화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외부감사법 개정 이전에는 회사의 회계처리 역량이 부족하고 실적을 부풀리는 등 도덕적 해이가 만연해 있었고 내부감사는 회사 경영진으로부터 독립되지 못한 구조로 운영됐다고 지적했다.

또 외부감사인은 전문가나 감시인으로서의 책임의식과 역량이 부족했고 금융당국은 회계처리 기준 위반에 대해 사후 적발에만 집중했고 제재 중심의 회계감독을 하는 경향이 컸다고 했다.

새 외부감사법의 취지대로 회계개혁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회사는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실효성을 높여 회계처리 역량을 높이고, 사내 감사위원회의 회계부정 적발 기능이 정상화될 수 있다고 봤다. 회계법인은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감사인 등록제 등을 통해 책임의식과 역량을 제고하고 금융당국은 심사·감리 등 감독 기법을 선진화하는 등 선순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 회장은 회계 개혁이 성공하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회계 개혁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최 회장은 "우리나라 증시는 회계 수치에 대한 신뢰 부족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받아 주가수익비율(PER)이 저평가된 상태"라며 "회계 개혁을 회계 수치에 대한 신뢰 회복을 위한 ‘투자’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회계 수치에 대한 전 세계적 신뢰를 회복하게 되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해 PER가 증가하고 이는 국부를 증대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회계 개혁에 대한 논의의 장이 될 ‘2019 회계감사 콘퍼런스’는 오는 30일 오전 8시30분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앞서 신 외부감사법 제정 과정에 참여했던 김이배 대한회계학회장(덕성여대 교수)이 ‘감사인 주기적 지정제 어떻게 해야 하나’를 주제로 발표한다. 이후 정영기 홍익대 교수가 ‘표준 감사시간 도입, 외부 감사 어떻게 달라지나’를 주제로 강연한다.

뒤이어 김이배 교수를 좌장으로 정영기 교수, 손영채 금융위원회 공정시장과장, 이동근 한영회계법인 위험관리본부장, 김웅 티에스인베스트먼트 대표 등이 패널로 참여해 회계 개혁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토론한다. 회계 개혁이 주식시장이나 신용평가 및 채권시장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해서도 논의할 계획이다.

회계감사 콘퍼런스의 참가비는 무료이며 구체적인 정보는 홈페이지(https://sites.google.com/a/chosunbiz.com/accounting)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접수 문의는 전화 02)724-6157 또는 이메일 event@chosunbiz.com을 통해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