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1.5% 이상 성장해야 상반기 2.3% 달성
한은 방어에도 시장에선 '금리인하론' 더 힘실려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분기 기준으로는 16년만에 마이너스(-0.3%)를 기록하면서 정부의 연간 목표치(2.6~2.7%)와 한국은행의 전망치(2.5%) 달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한은의 상반기 성장률 전망치인 2.3%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분기에 2.6~2.7%(작년 2분기대비) 성장해야 하는데 가능성은 희박하다. 시장에서는 분기별 성장률이 10년 만의 최저치를 나타낸 만큼 금리인하론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성장률 전망치인 2.3%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분기에 전기대비 1.5%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해야 한다. 전년동기대비로는 2.6~2.7% 성장해야 하는 것이다. 한은은 일주일 전인 지난 18일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상반기와 하반기 성장률 전망치로 각각 2.3%, 2.7%를 제시했다. 연간 성장률을 추가경정예산 효과를 제외하고 2.5%로 0.1% 하향 조정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8일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이같은 목표치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 당장 2분기에 1.5%의 성장률을 기록해야 하는데 각종 경제지표는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달 1~20일 수출은 297억달러로 1년 전보다 8.7% 감소해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 연속 수출 감소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심지어 하락폭은 전월(-5.2%)보다 더 커졌다. 지난 2월 생산과 소비, 투자가 모두 감소하는 '트리플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도 2분기 전망을 어둡게 만드는 요인이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은의 4월 전망은 (성장률 0.1%P 인상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추경을 포함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상 기존의 2.6%를 유지한 셈"이라며 "2분기 전망을 상당히 좋게 봤다는 얘기인데 경기인식이 안이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1분기 마이너스 성장에 '금리인하론'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연거푸 "금리인하 검토한 시기 아니다"라고 방어하고는 있지만 각종 지표의 부진을 외면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세계경기 둔화세가 가팔라지고 있는 만큼 이 여파를 한국도 피해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국내외 연구기관은 금리인상 전망을 철회했고 하반기 금리인하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에 쇼크 수준의 성장률이 나와서 금리인하 얘기는 당연히 더 불거질 수 밖에 없다"며 "한은은 추경과 함께 이번 성장률 발표 이후 재정정책이 더 강화되는지 여부를 보고 금리를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