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기준 16년만에 최저…설비투자 -10.8%
정부소비 작년 4분기 '기저효과'…4년만에 최저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대비 -0.3%를 기록했다. 10년 3개월 만의 최저치이며 1분기 기준으로는 16년 만의 마이너스다. 반도체 업황 부진에 투자가 두 자릿 수의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쇼크' 수준의 성장률이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지난 1분기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이 전기대비 0.3% 감소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8년 4분기(-3.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1분기 기준으로는 2003년 1분기(-0.7%) 이후 최저다.

한국은행 제공

1분기 성장률은 시장예상치(0.3~0.4%)를 한참 밑돈 수준이다. 우리나라 경기를 견인했던 반도체 중심의 수출 성장세가 꺾이면서 투자가 부진해졌고, 부동산 규제로 건설경기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해 4분기(1.0%) 기저효과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전년동기대비 성장률도 1.8%로 2009년 3분기(0.9%) 이후 최저치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저효과는 일부에 불과하다.

올해 1분기 우리나라의 성장세를 끌어내린 건 설비투자였다. 설비투자는 10.8% 역성장하면서 외환위기가 왔던 1998년 1분기(-24.8%) 이후 무려 21년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글로벌 반도체 업황 부진에 반도체 제조용 장비를 포함한 기계류와 운송장비가 줄어든 영향이다. 설비투자의 성장 기여도는 -0.9%포인트로 나타났다.

건설투자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1분기 0.1% 감소하면서 지난해 4분기(1.2%) 반짝 플러스를 보였다 다시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주거용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감소해서다. 건설투자의 성장 기여도는 지난해 4분기 0.2%포인트에서 0%포인트로 떨어졌다.

수출과 수입은 각각 -2.6%, -3.3%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모두 2017년 4분기(-5.3%, -5.6%) 이후 최저다. 수출은 LCD를 포함한 전기및전기전자가, 수입은 기계 및 장비, 광산품을 중심으로 감소했다. 단, 순수출의 기여도는 0.2%포인트로 전기(-1.2%포인트)대비 플러스 전환됐다.

지난해 4분기 성장세를 이끌었던 정부소비는 기저효과로 0.3% 성장하는데 머물렀다. 주체별 기여도에서 정부는 작년 4분기 1.0%포인트에서 1분기 -0.7%포인트로 돌아섰다. 반면 민간은 -0.3%포인트에서 0.4%포인트로 전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