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계열사인 LG유플러스(032640)가 삼성과 손을 잡았다. 삼성그룹 계열사인 에스원과의 동맹을 통해 통신-보안 융복합 사업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재계에서는 삼성과 LG의 관계를 고려하면 이례적인 합종연횡이라고 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24일 에스원과 통신-보안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양사는 B2B(기업 간 거래) 영역에서의 통신 상품과 보안 서비스간의 결합을 추진하고 B2C(소비자 간 거래) 부문 에서도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

LG유플러스와 에스원은 과거에도 일정 부분 협력을 해왔지만, 이번 업무 협약 발표는 양사의 이해관계가 절묘하게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우선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과 KT와 달리 별도의 보안 자회사가 없는 상태다. 통신업계에서 총력을 기울이는 5세대(G) 구축에 있어서 보안은 최우선 과제다. 모바일 중심의 LTE 망과 달리 5G 망은 모든 사물들이 사람과 네트워크로 연결된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5G는 자율주행, 금융, 원격의료, 공장과 연결돼 사회 안전과 연관이 깊어지며 통신사업자들이 보안 투자를 강화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SK텔레콤은 최근 보안전문기업인 ADT캡스와 SK인포섹을 잇달아 인수하며 융합보안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KT 또한 자회사인 KT텔레캅과 지능형 영상보안 솔루션 개발과 함께 공동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있다.

하현회(오른쪽) LG유플러스 부회장과 육현표 에스원 대표가 24일 LG유플러스 용산사옥에서 ‘통신-보안 융복합 사업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 중이다.

LG유플러스는 보안 강화 차원에서 최근 몇년간 인수할만한 보안 기업들을 물색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별 다른 진행이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LG유플러스는 LTE망에 이어 5G망까지 화웨이 장비를 도입하며 소비자들 사이에서 보안성 논란과 함께 불매 운동까지 일어났다. 당시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까지 나서 통신 3사에게 국산 장비 도입을 강조, 간접적으로 화웨이 장비 도입을 만류했다.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국내 물리보안업계 1위 기업인 에스원과의 협력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노릴 수 있다. 에스원은 LG유플러스의 각 사업장에 보안 서비스를 지원하게 된다.

과거 에스원은 SK텔레콤이 가장 긴밀한 협력 파트너였지만, ADT캡스와 SK인포섹이 SK텔레콤으로 인수되면서 상황이 바뀔 수 밖에 없게 됐다. SK텔레콤은 에스원 대신 자연스럽게 ADT캡스와의 협력을 강화하게되는 구도다.

물리보안 업체 한 관계자는 "업계의 주요 고객들이라 할 수 있는 소상공인들이 서비스 품질보다는 가격을 가장 중요시하는 만큼 통신사와 협력해 할인 상품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한 통신사와의 협력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에스원 또한 전통적 물리보안을 넘어 융합보안 사업을 강화 중인 만큼 새로운 파트너로 LG유플러스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에스원은 LG유플러스를 통해 안정적인 통신 인프라와 양질의 통신 품질을 제공받는다는 목표다.

에스원의 최대 주주가 지분의 약 25%를 가진 일본 세콤인 만큼 앞으로 LG유플러스가 일본을 포함한 해외에서 사업 활동을 할 수 있는 연결고리도 마련됐다. 세콤은 일본 최대 보안 기업으로 전 세계 20여개 국가에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에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에스원과 해외시장에 대한 논의는 아직 없고, 지금은 국내 통신-보안 연계 서비스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