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감사 대란은 대기업도 예외가 아니었다. 아시아나항공(020560)은 감사의견 '한정'으로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난 데 이어 시장에 매물로 나왔고 한화(000880)도 일정보다 하루 늦게 감사보고서를 제출했다. 한화는 지연 사유에 대해 "자회사 결산 지연으로 인해 외부감사인의 감사 절차가 완료되지 않아 감사보고서 제출이 지연됐다"고 밝혔다.

두 회사의 공통점은 올해 감사인이 교체된다는 점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삼일회계법인이 2018회계연도까지만 감사 업무를 맡는다. 한화는 안진회계법인에서 삼일로 감사인이 변경된다. 두 회사 모두 기존 감사인이 "어차피 올해가 마지막이니 더 꼼꼼하게 감사를 봤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두 회사가 던진 교훈은 기업들이 감사인 주기적 지정제에 대비해야 한다는 점이다. 오는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감사인 주기적 지정제는 6년간 기업이 감사인을 자유 선임하면, 추후 3년간은 금융당국이 직권으로 감사인을 지정하는 제도다. 현재 직권 지정 대상은 550여개사인데, 내년에는 900여개사가 대상이 될 전망이다. 여러 대기업의 감사인이 한꺼번에 바뀌면 일대 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

한 회계사는 "대기업은 해외 법인까지 살펴봐야 하기 때문에 회계법인은 물론 기업도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감사 기간 내에 보고서가 나오지 못하는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선비즈는 이달 30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 국제회의장에서 ‘회계개혁의 성공을 위한 향후 과제’를 주제로 2019 회계감사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이번 콘퍼런스에서 김이배(사진) 덕성여대 교수는 '감사인 주기적 지정제 어떻게 해야 하나'를 주제로 발표한다. 대한회계학회장을 맡고 있는 김 교수는 신외부감사법 도입 과정에서 감사인 주기적 지정제의 필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한 전문가다.

그는 2016년 말 '감사인 선임제도 개선방안 토론회'에 참석해 "우리나라는 회사 이사회가 아닌 감사위원회가 감사인을 선임하지만, 감사위원회의 독립성이 확보돼 있지 않기 때문에 유명무실하다"면서 "감사인 주기적 지정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이배 교수의 주제 발표 이후에는 정영기 홍익대 교수가 '표준 감사시간 도입, 외부 감사 어떻게 달라지나'를 주제로 강연한다. 표준 감사시간 도입은 최소한의 표준 투입 시간을 마련해 감사 품질 향상을 꾀하는 내용이다.

뒤이어 김이배 교수를 좌장으로 정영기 교수, 손영채 금융위원회 공정시장과장, 이동근 한영회계법인 위험관리본부장, 김웅 티에스인베스트먼트 대표 등이 패널로 참여해 회계 개혁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토론한다. 회계 개혁이 주식시장이나 신용평가 및 채권시장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해서도 논의할 계획이다.

회계감사 콘퍼런스의 참가비는 무료이며 구체적인 정보는 홈페이지(https://sites.google.com/a/chosunbiz.com/accounting)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접수 문의는 전화 02)724-6157 또는 이메일 event@chosunbiz.com을 통해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