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 1위 업체 삼성전자(005930)가 야심작인 ‘갤럭시 폴드’의 출시를 연기했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시장에 제품 출시 일정을 밝혔다가 무기한 연기한 건 처음 있는 일이다. 일각에선 2016년 배터리 결함으로 폭발해 리콜 조치를 했던 ‘갤럭시 노트7’ 사태 못지않은 위기 상황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22일(현지 시각) 미국 뉴스룸 홈페이지를 통해 "갤럭시 폴드 리뷰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를 점검하고 내부 테스트를 추가로 진행하기 위해 갤럭시 폴드의 출시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며 "수주 내 출시 일정을 다시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화면 보호막을 강제로 떼어낸 후 한 쪽 화면이 검게 변한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

갤럭시 폴드는 삼성전자의 신기술을 집대성해 개발한 역작이다. 접히는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폴더블 스마트폰으로 출시 발표 전부터 업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2개의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디스플레이를 포함하고 있으며, 전면엔 한 손으로 잡아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크기가 4.6인치 디스플레이를 채용했고, 기기를 펼치면 7.3인치 디스플레이가 노출되는 방식이다.

그러나 기자, 유튜버 등 전문가들이 리뷰용 제품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화면이 꺼지거나 깜빡이는 결함이 확인됐고, 삼성전자는 결국 출시 일정을 연기했다.

갤럭시 폴드 출시 연기 조짐은 지난 22일부터 있었다. 홍콩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중국 언론 대상 갤럭시 폴드 브리핑 행사가 돌연 미뤄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와 관련 "중국 미디어 대상 행사가 연기된 것은 맞지만 어떤 이유로 연기됐는지, 출시일 변동과 관련해서는 아직 말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했다.

중국 브리핑 행사 연기 직후 공식적으로 26일 예정돼 있었던 미국 시장 출시 연기 발표가 나왔다. 이에 따라 5월 3일로 예정돼 있던 유럽 출시와 5월 중순으로 예정돼 있던 국내 출시도 줄줄이 연기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문제 해결 후 출시 일정을 확정하는데 까지는 수 주에서 2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블룸버그·CNBC 등 미국 IT 매체에 따르면 기자들이 리뷰를 위해 받았던 갤럭시 폴드 제품에서 스크린 결함이 발생했다. 특히 부착된 화면보호막을 벗길 경우 스크린 결함이 발생한 사례가 많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조안나 스턴 기자는 지난 19일 유튜브 영상을 "화면보호막을 벗기면 디스플레이 결함이 발생하는데, 경고 문구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바나나·오렌지 껍질 또는 포스트잇을 벗겨내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갤럭시 폴드 화면보호막은 절대 벗기면 안 된다"고 조롱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