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기업, 베트남 진출 수월해질듯

한국 은행권 오픈 응용프래그램인터페이스(API)가 베트남에 수출된다. 국내 오픈 API 기술이 해외에 수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픈 API는 외부 개발자나 사용자들에게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를 공개해 새로운 서비스나 기술 개발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금융결제원 등은 최근 베트남중앙은행(State Bank of Vietnam)과 오픈 API 기술 전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금결원은 국내 은행, 핀테크 업체 등과 협업을 통해 오픈 API 노하우를 베트남중앙은행에 전수할 계획이다. 양측은 최근 오픈 API 기술 전수를 위한 실무협의에 착수했다. 베트남중앙은행은 은행 설립·해산 관련 인가권과 베트남 내 금융회사(보험 및 증권 제외)에 대한 감독·검사권을 보유한 기관이다.

조선일보DB

금결원과 은행들은 오픈 API 구축 방법부터 핀테크와의 협업 방식까지 폭넓은 노하우를 베트남 금융당국에 전수할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은행권이 베트남중앙은행에 기술을 전수할 수 있는 여러 채널을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금융당국은 2016년 8월 핀테크 사업 활성화를 위해 16개 시중은행 및 금결원과 세계 최초로 은행권 공동 오픈 API를 구축했다. 은행권 오픈 API는 핀테크기업이 은행들의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베트남중앙은행은 핀테크산업 육성을 추진하면서 한국 금융권에 오픈 API 기술 전수를 먼저 요청했다. 베트남 핀테크 시장은 2017년 44억달러에서 2020년 80억달러로 2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 오픈 API 기술이 베트남에 전수될 경우 국내 핀테크 기업의 베트남 진출도 수월해질 전망이다. 현재 금결원과 은행권도 베트남 오픈 API 기술 전수에 핀테크 업체가 참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금융감독원도 핀테크 기업이 베트남에 진출했을 때 금융당국의 협조를 요청하고 금융감독 업무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베트남 핀테크 시장은 인터넷 및 스마트폰 보급 증가, 전자지갑의 인기 증가, 소득 및 소비 수준 증가 등에 의해 성장 잠재력이 급증하고 있다"며 "특히 오픈 API와 간편결제, P2P 금융 등이 유망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