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사용료, 1대당 8~9달러로 인상할 듯

미국 애플과 퀄컴 간 벌어졌던 2년 특허 소송이 마무리되면서 애플이 퀄컴에 일시금으로 지급하기로 한 그간의 특허 사용료(로열티)가 50억~60억달러, 우리 돈으로 6조원 안팎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또 그간 아이폰 한 대당 7.5달러씩 퀄컴에 지급하던 특허료를 앞으로는 8~9달러씩 지불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퀄컴과의 2년 소송을 마무리하면서 기존보다 더 많은 특허 사용료를 물게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사진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

스위스 투자은행 UBS의 티모시 아큐리 애널리스트는 18일(현지 시각) "애플이 아이폰 5세대(G) 모델을 출시가 (모뎀칩 수급 문제로) 늦어지고 있는 점, 퀄컴의 비즈니스 모델을 위협한 점 때문에 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이같이 추정했다고 미 경제방송 CNBC는 전했다.

두 회사의 소송전은 애플이 2017년 1월 "퀄컴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과도한 특허 사용료를 부과하고 있다"며 270억달러(약 30조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시작됐다. 애플은 "휴대전화 가격 기준으로 일정 비율을 칩값으로 부과하는 것은 비용을 과다 청구하는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퀄컴은 스마트폰 제조사에 도매 공급가의 약 5%를 특허 사용료로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퀄컴은 휴대전화에서 음성 통화와 데이터를 처리하는 핵심 반도체인 모뎀칩을 만드는 세계 1위 업체로, 5G용 모뎀칩 시장도 선도하고 있다. 현재 5G용 모뎀칩을 만들 수 있는 곳은 퀄컴 외에 삼성전자와 중국 화웨이 정도가 있다.

애플은 그러나 경쟁사인 삼성전자·화웨이가 선제적으로 5G 모델을 내놓는 상황에서 모뎀칩 독점 공급사인 인텔의 5G 모뎀칩 개발이 더디게 진행되자 지난 16일 모든 소송을 취하하고 다시 퀄컴과 6년간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애플과 퀄컴 소송이 끝났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마자 인텔은 스마트폰용 5G 모뎀칩 개발 포기를 전격 선언하기도 했다.

UBS 보고서가 공개된 후 CNBC가 퀄컴에 사실 관계를 확인하자 회사 측은 "회사 간 계약은 기밀사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