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포스코, GS 계열 민간 발전사들이 LNG(액화천연가스)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 확대로 LNG를 직접 수입할 기회가 많아진데다, 국내 수요 증가로 사업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국내 LNG 시장의 판도 변화는 물론 과거 LNG를 독점 공급했던 한국가스공사의 아성에 균열 조짐이 보이고 있다.

18일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LNG 도입량 중 민간사의 직도입 물량은 13.8% 수준이다. 가스공사가 3817만톤을 들여왔고, 민간에서 614만톤을 수입했다. 민간 직도입 비중은 2016년 6.3%, 2017년 12.3% 등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 포스코에너지· SK E&S·GS에너지 LNG 사업 속도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7월 최정우 회장 취임 이후 LNG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그룹 내에서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해외 가스전 개발, LNG 트레이딩을 담당하고 있고, 포스코에너지가 LNG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포스코에너지는 지난 12일 포스코가 광양에서 운영중인 LNG터미널을 인수하기로 했다. 기존 LNG 발전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에너지는 인천LNG복합발전소 3호기에 사용하는 LNG 사용분에 대해 한국가스공사와의 장기계약이 끝나, 올 2월부터 미국산 셰일가스를 직도입하기로 했다.

포스코에너지가 인수한 광양 LNG 터미널.

SK E&S는 2020년부터 20년간 미국 프리포트 LNG 액화터미널에서 LNG를 매년 200만톤 실어오기 위해 LNG 수송선 2척을 직접 발주했다. 민간 첫 LNG선이다. 배 2척은 오는 26일 명명식을 앞두고 있다. 여주 LNG발전소도 2021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SK E&S는 GS에너지와 2013년 공동 투자해 ‘보령LNG터미널’ 법인을 설립했다. 2017년부터 1·2·3호기를 가동중이고 올해 4호기 상업운전을 앞두고있다. 두 회사는 터미널에 저장탱크 2기의 추가를 추진하고 있다. GS에너지는 지난해 12월 보령LNG터미널 증설을 위해 25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박선영 한국신용평가 선임 애널리스트는 "제도 개선으로 LNG를 직도입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민간 발전사들의 직도입 추진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가스공사 의존도 낮아지고 직접 LNG 구입 많아져

과거에는 가스공사가 해외 공급처와 장기계약을 맺고 LNG를 국내에 들여오면, 민간 발전사들이 다시 받아 쓰는 구조였다. 민간 발전사들은 가스공사의 도입가를 수용할 수 밖에 없었고, 가스공사가 LNG 가격을 높게 사면 울며겨자 먹기식으로 받아들여야만 했다.

1998년 이후 제도적으로 민간 기업의 LNG 직도입이 가능했지만, 장기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선뜻 나서지 않았다. 하지만 2014년 전후 호주의 상업생산이 본격화되고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이 이뤄지면서 LNG 공급량이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SK E&S, GS EPS, 포스코에너지 등은 더이상 가스공사에 의존하지 않고 LNG를 직접 구입해 쓰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LNG를 도입할 때 가스공사는 에너지 수급의 안정성을 가장 중요하게 보지만, 민간 직도입사들은 이익을 최우선 조건으로 삼다보니 경제성 측면에서 민간 직도입이 유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