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커피는 마신다…커피 전문점 실적 개선
스타벅스 작년 매출 1조5000억원 돌파
이디야·투썸플레이스·할리스도 성장세

외식·프랜차이즈 업계 침체에도 커피 전문점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커피 시장이 포화됐다는 우려에도 지난해 스타벅스·투썸플레이스·이디야 등 주요 커피 전문점의 매출은 일제히 증가했다. 전반적인 커피 소비가 늘면서 커피값 인상, 최저임금 인상 등의 요인이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스타벅스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1조5224억원으로 20.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4.9% 늘어난 1429억원으로 집계됐다. 1997년 한국 진출 이래 최대 실적이다. 매장 수는 1280개(3월말 기준)다.

지난해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매출은 1조5224억원으로, 토종 커피 전문점의 매출을 합한 것보다 많다.

CJ푸드빌에서 분할된 투썸플레이스도 지난해 매출 2743억원, 영업이익 292억원이라는 기대 이상의 첫 성적표를 공개했다. 영업이익률은 10.6%에 달했으며, 당기순이익도 205억원을 기록했다. 실적은 CJ푸드빌에서 분리된 후 지난해 2월~12월 기준이다.

전국에 가맹점 2500여개를 두고 있는 이디야커피도 지난해 200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대비 8.9% 늘었다. 영업이익은 12.4% 감소했지만, 가맹점 지원과 커피 공장 신축 등으로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커피빈과 할리스도 매출이 각각 5.6%, 9.9%씩 늘어난 1666억원, 1549억원을 기록했다. 매일유업(267980)이 운영하는 폴바셋의 매출은 828억원으로 9.5% 성장했다.

그래픽=박길우

커피 전문점을 자연스럽게 드나들면서 공부나 일을 하고 여가 시간을 보내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커피 소비와 점별 매출이 늘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여기에 커피 전문점들이 지난해 앞다퉈 매장 확대와 개편, 고급화 전략, 신메뉴 개발 등에 주력한 결과 실적이 좋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토종 커피 전문점들도 1위 스타벅스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공격적인 출점과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폴바셋은 스타벅스를 표방해 유동인구가 많은 오피스 상권과 백화점 인근에 점포를 집중적으로 열고 직영점만 운영하는 전략으로 매출을 끌어올렸다. 이달 기준 약 10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투썸플레이스는 음료는 물론 아침과 디저트 메뉴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시도해왔다. 한남동에 에스프레소 특화 매장 ‘TSP737’을 열고 커피 애호가 공략에도 나섰다. 유럽의 카페를 표방한 이곳에서는 16종의 에스프레소를 맛 볼 수 있다. 이디야도 최근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이디야커피랩에서 ‘원두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시작했다.

투썸플레이스의 에스프레소 특화 매장 ‘TSP737’

할리스커피는 상권별 맞춤형 매장으로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대학가에선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개인)’을 겨냥해 1인 좌석과 콘센트를 늘리고 사무실 밀집 지역에서는 여러 명이 둘러앉을 수 있도록 넓은 좌석과 회의실을 배치하는 식이다.

최근에는 투썸플레이스와 할리스, 폴바셋도 스타벅스와 비슷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음료를 미리 주문하는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정보통신(IT)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투썸플레이스 관계자는 "올해도 연구개발(R&D)과 투자를 늘려 프리미엄 디저트 커피 전문점의 입지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