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위권 건설회사들이 직원 수를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권 건설회사들이 긴축경영을 하면서 직원 수를 줄인 것과 대조적이다. 연봉도 상위권 건설회사 못지않은 곳이 생기면서 건설업계에 지각변동이 있을지 주목된다.

15일 시공능력평가 11~20위 기업 중 금융감독원에 2018년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한화건설 등 7개사의 고용 인원을 살펴보면, 이들 회사의 2018년 말 현재 직원 수는 전년 말(9834명)보다 7.5% (734명) 증가한 1만568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11일 기준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기업은 한화건설과 태영건설, 한신공영, 두산건설, 계룡건설산업, 한라, 코오롱글로벌이다. 코오롱글로벌의 경우 상사사업본부와 BMW본부 등 비건설 부문을 제외한 수치다.

상위권(1~10위) 건설회사들은 지난해 고용을 2.7%(1440명) 줄였다. 대우건설이 7.7%에 해당하는 447명을 줄인 것을 비롯해 대림산업은 7.5%(525명)를, 현대건설은 4.4%(297명)를 줄였다. 주택 사업 호조로 실적이 좋았지만, 손실이 이어지는 해외 플랜트 인력을 크게 줄이는 과정에서 생긴 일이다.

반면 플랜트 사업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은 중위권 건설회사들의 고용은 조사 대상 모든 기업에서 늘었다. 가장 많이 늘린 곳은 태영건설이다. 2017년 말 1226명이던 태영건설의 직원 수는 2018년 말 17.3% 증가한 1438명이 됐다. 건축본부 인력이 142명 늘어난 것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창원과 광주, 전주 등에 사업장이 늘면서 필요 인력이 늘었다"고 말했다.

한신공영도 두 자릿수 증가 폭을 보였다. 2017년 말 1362명이던 한신공영의 직원 수는 지난해 말 11.1% 증가한 1513명이 됐다. 이 밖에 두산건설(7.4%)과 계룡건설산업(5.3%), 한라(5.0%) 등도 고용이 많이 늘었다.

이들 중 일부는 직원 수를 늘리면서 연봉도 상당히 올렸다. 한화건설은 2017년 5700만원이던 직원 평균 연봉이 지난해 19.3% 오르면서 6800만원이 됐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 목표를 달성하면서 몇년 만에 대규모 성과급을 지급한 결과"라고 말했다.

태영건설 역시 6800만원이던 평균 연봉이 10.3% 증가하면서 7500만원으로 올라섰다. 대림산업(7700만원)이나 대우건설·롯데건설(7800만원), 포스코건설·SK건설(7900만원) 등 10대 건설사에 견줘도 비슷한 수준이다. 1.4% 증가해 7400만원이 된 한라도 중위권 건설사 중에서는 연봉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 대상 기업 중 연봉이 가장 낮은 한신공영(5600만원)은 평균 연봉이 하나도 오르지 않은 유일한 기업이었다.

한편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20위권 밖으로 밀려 있지만, 과거 상위권이었던 대기업 계열 건설회사들을 보면 금호산업(23위)은 사업보고서 기재 대상 인원이 크게 줄면서 평균 연봉이 오히려 많이 늘어났다. 금호산업의 직원 수는 1537명에서 1080명으로 29.7% 줄었지만, 평균 연봉은 5000만원에서 6400만원으로 28.9%나 증가했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2017년까지는 일용직 근로자를 포함하다 작년부터 빼다 보니 평균 연봉이 오른 것으로 계산된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 시공능력평가 14위에서 지난해 28위로 떨어진 삼성엔지니어링의 직원 수는 5159명으로 6.5% 증가했고, 평균 연봉은 8000만원에서 8600만원으로 7.5% 증가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평균 연봉은 건설업계에서 삼성물산(1억500만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현대건설과 같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