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통신 업체들이 지난 3일 밤 11시 일제히 '세계 최초 5G(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를 발표하자, 1시간 뒤 5G 서비스를 시작한 미국 최대 통신 업체 버라이즌이 "이목을 끌기 위한 홍보(PR stunt)일 뿐"이라며 반박했다. 해외 언론 반응도 엇갈렸다. 일본 언론은 버라이즌의 입장에 무게를 싣는 반면, 미국 언론들은 오히려 한국 손을 들어줬다.

버라이즌 홍보 임원 케빈 킹은 4일(현지 시각) 일본 닛케이 인터뷰에서 "버라이즌은 시카고와 미니애폴리스에서 5G 기기를 모든 고객에게 제공했지만 한국 업체는 유명인들에게만 폰을 나눠줬다"고 했다. 일본 NHK방송도 4일 "한국 서비스 대상이 연예인이나 스포츠 선수 등 일부에 한정됐고, 일반 대상 서비스는 5일 시작한다"고 버라이즌에 동조했다. 교도통신은 아예 "미국의 버라이즌이 '세계 5G 최초' 타이틀을 거머쥐었다"고 전했다.

5G 본격 개통 - 5일 오전 8시 통신 3사가 일제히 전국 대리점과 온라인몰에서 5G(5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 판매와 서비스 개통을 시작했다.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SK텔레콤 강남직영점에 5G 개통을 하려는 고객들이 몰려 긴 줄을 섰다(위 사진). 아래 사진은 서울 강남구 나인로드 피제리아 강남점에서 열린 KT의 5G 개통 행사에 참석한 고객들이 개통 신청을 하고 있는 모습.

반면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미국과 중국이 중국 통신 장비 업체 화웨이를 놓고 다투는 동안 한국이 5G 선두를 잡았다"고 보도했다. 이어 "미국은 5G 스마트폰이 사실상 없고 5G 연결 기기를 추가로 장착한 모토롤라 LTE(4세대 이동통신)용 스마트폰을 이용해 5G를 써야 한다"고 했다. 경제 매체 포브스 역시 "세계 최초 5G 사용자는 한국 유명인 5명과 일반인 1명"이라고 전했다.

통신 업계에선 일반적으로 상용화 기준을 전용 요금제와 고객, 단말기(스마트폰)로 본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5G 전용 스마트폰 없이 최초 상용화를 주장하는 버라이즌이 세계에서 인정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버라이즌은 5G 서비스도 두 도시에서 제공하는 데 그쳤다. 한국 통신 업체들은 처음부터 전국 단위에서 5G 서비스를 한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3사는 5일 전국 대리점과 온라인 몰에서 일반 가입자를 대상으로 5G 개통을 시작했다. 통신 업체들은 이날 삼성전자 갤럭시S10 5G 모델에 대한 구매 지원금(보조금)을 잇따라 올리며 가입자 유치 전쟁을 펼쳤다. LG유플러스가 예고를 뒤집고 SK텔레콤·KT의 2배가 넘는 최고 47만5000원의 지원금을 발표하자, SK텔레콤이 최고 54만6000원으로 지원금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