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일 세계 최초로 시작하는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 서비스에 맞춰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모두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내놨다.

SK텔레콤은 3일 5G 요금제를 발표하면서 월 8만9000원에 속도 제한 없이 데이터를 무제한 쓸 수 있는 요금제를 포함시켰다. KT는 전날 월 8만원짜리 무제한 요금제를 발표했고, LG유플러스도 무제한 요금제를 새로 내놓는다.

전반적으로 5G 요금은 LTE(4세대 이동통신)보다 비싸다. 5G는 제일 싼 요금이 월 5만5000원이지만, LTE는 월 3만3000원이다. 이에 따라 데이터를 많이 쓰지 않는 고객은 LTE를 계속 쓰다가, 5G 요금이 떨어지고 난 뒤 가입하는 게 낫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최저가 월 5만원대…5G 콘텐츠 즐기기엔 부족

월 5만5000원 요금에서 SK텔레콤과 KT는 기본 데이터 8기가바이트(GB)를, LG유플러스는 9GB를 제공한다. '1~2년 통신업체를 바꾸지 않겠다'고 약정하면서 5G폰 판매 보조금을 받지 않으면, 월 요금 25%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이럴 경우 월 부담액은 4만1250원이다. 하지만 이 정도 데이터로 5G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5G 시대 대표적 콘텐츠인 가상현실(VR)이나 4K 초고화질(UHD) 영상을 1시간 정도 시청했을 때 대략 12GB 정도 소요되기 때문이다. 또 가입자가 기본 데이터를 다 소모해도 초당 1메가비트(Mbps) 속도 제한 상태에서 데이터를 계속 쓸 수 있다지만, 이것으로는 5G 콘텐츠를 제대로 즐기기 충분치 않다. 데이터를 많이 쓰지 않는 소비자는 아직 5G로 옮길 필요가 없다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LTE 초기 때 월 5만원대 요금에선 기본 데이터가 1.2GB였지만, 현재 LTE 요금에선 제공되는 데이터가 4GB로 증가했다.

5G 스마트폰 가격도 지금은 초기라서 상당히 비싸다. 삼성전자 갤럭시S10 5G(메모리 256GB 모델)를 통신업체에서 24개월 할부로 사면, 기기 값으로만 월 6만원 정도를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5G폰 역시 1~2년이 지나면 중저가폰이 나올 수 있다.

◇통신 3사, 모두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마련

5G 콘텐츠를 제대로 즐기려면 월 150GB 정도는 돼야 한다는 게 통신업체들의 설명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이 용량을 제공하는 월 7만5000원 요금을 내놨다. 가입자가 데이터를 다 소진하더라도 속도 제한(5Mbps) 상태에서 계속 데이터를 쓸 수 있다. 이 속도에선 별다른 문제 없이 고화질(HD) 영상 시청이나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의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는 월 8만9000원이다. 6월까지 가입해야 한다. 지금은 데이터 제공 기간이 12월까지지만, SK텔레콤은 이를 중단하지 않고 정부 인가를 거쳐 정규 요금제로 만들 것으로 알려졌다. LTE 때 SK텔레콤의 무제한 요금제가 10만원이었던 만큼 5G 요금에서 약 1만1000원이 저렴해진 셈이다. SK텔레콤은 12만5000원짜리 데이터 무제한 요금도 내놨다. 12만원대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푹'과 음악 서비스인 '플로'를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반면, 8만원대는 두 서비스 중 하나만 무료 이용을 택할 수 있다. 평소 동영상이나 음악 서비스를 즐기던 이용자에게 유용할 수 있다.

KT도 혜택에 따라 데이터 무제한 요금이 월 8만원, 10만원, 13만원짜리로 구분된다. 3종 모두 해외 185국에서 쓸 수 있는 로밍 데이터를 제공한다. 해외 출장이 잦은 사람에게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8만·10만원 요금은 해외에서 카카오톡과 같은 메신저를 이용할 수 있는 초당 100킬로비트(Kbps) 속도로 로밍 데이터를 쓸 수 있다는 점이 같지만, 10만원 요금에는 매년 멤버십 포인트 15만점이 주어진다. 13만원 요금은 멤버십 15만점과 함께, 해외 로밍 데이터를 HD 영상 시청이 가능한 초당 3메가비트(Mbps) 속도로 계속 제공받아 쓸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월 9만5000원에 6월까지 가입하는 고객들에게 매월 1000GB를 제공한다고 지난달 29일 발표했다. 그러나 LG유플러스도 무제한 요금제를 추가하기로 입장을 정한 만큼, 기존에 발표했던 요금제는 바뀔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자사 모든 요금제 가입자에게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를 3개월 제공하고, 가장 비싼 요금제 가입자에게는 넷플릭스 3개월 이용권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