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등급 약 20만명 은행 대출 가능해질듯

앞으로 통신요금을 밀리지 않고 잘 납부한 사회초년생과 주부 등 금융소외계층의 은행 대출이 쉬워진다. 지금까지 이들은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신용등급이 낮게 책정돼 대출 자체를 거절당하거나 높은 금리를 적용받는 경우가 많았다.

금융감독원은 KB국민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 5곳이 통신정보 등 비금융정보를 활용한 신용도 재평가 절차를 도입한다고 2일 밝혔다.

조선DB

지금까지 대출 이력, 신용카드 사용액 등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한 금융소외계층은 신용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아왔다. 금융소외계층이란 신용평가시점을 기준으로 2년 내 신용카드 사용 이력과 3년 내 대출 경험이 없는 금융이력 부족자로, 사회초년생·주부·고령층 등이 해당한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약 1303만명이 금융소외계층에 속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금융소외계층은 신용도가 차등화되지 않고 93%가량이 중위등급(4~6등급, 평균 5.2등급)을 부여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신용평가에 반영 중인 비금융정보가 신용여력 등 신상정보에 국한돼 있고, 반영 비중도 15.4%에 불과해 비금융정보로는 금융소외계층의 신용도를 정확하게 평가하기엔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국내 은행의 신용평가모형 가중치(평균).

은행들은 앞으로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해 대출이 제한되는 경우 통신(가입, 할부 등), 휴대전화 소액결제, 온라인 쇼핑 거래내역 등 비금융정보를 활용해 신용도를 재평가하고, 대출 가능 여부를 재심사하기로 했다. 나이스신용평가가 ‘통신요금 성실납부’ 내역을 근거로 신용도를 재평가한 결과, 신용등급이 7~8등급인 금융소외계층 71만명 중 약 20만명이 향후 은행 대출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비금융정보를 활용한 재평가 절차를 여신심사 단계로 흡수, 대출 승인, 금리, 한도 등에도 차등 반영될 수 있도록 올해 하반기까지 관련 제도를 보완할 예정이다. 올해는 5개 시중은행에서만 실시되지만, 내년부터는 전 은행으로 확대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소외계층이 금융거래 이력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대출을 거절당하지 않도록 은행의 대출 취급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