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작년 7월 초에 산 서울 동작구 흑석동 흑석9구역 상가건물의 기대 수익이 적게 잡아도 10억원이 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 대변인은 자신의 재개발 투자 의혹이 일자 28일 청와대 브리핑을 통해 작년 9·13 대책 직전 최고점에 산 부동산이라고 해명했지만, 재개발 업계에선 투자 관점에서 볼 때 매우 짭짤한 투자라는 의견이 많다.

김 대변인은 지난 27일 공개된 ‘2018년 고위공직자 재산변동 신고내역’에서 흑석9구역의 건물 지분 120.5㎡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등기부등본에는 241㎡를 아내와 절반씩 공유한 것으로 나와 있다. 김 대변인은 이 부동산을 25억7000만원에 샀다고 했다.

2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흑석뉴타운 흑석9구역의 사업시행인가가 난 지난해 기준 개별공시지가는 1㎡당 632만원이다. 241㎡의 평가액은 15억2000만원 정도가 된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이 소유한 서울 동작구 흑석동의 건물. 치킨집과 호프집, 식당이 영업을 하고 있다. 김 대변인은 작년 7월 25억원대에 이 건물을 매입했는데, 이 일대는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된 상태다.

하지만 재개발 과정에서 평가되는 금액은 이보다 많다. 흑석9구역의 경우 실제 개발이 시작되는 시점의 가치인 ‘종전자산평가액’은 공시가격의 130% 정도로 추산됐다. 결국 재개발을 시작하는 시점에 이 부동산이 인정받는 가치는 19억7600만원 정도란 얘기다. 여기에 건물 가격을 더하면 대략 20억원 정도의 가치를 평가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숫자만 놓고 보면 김 대변인이 산 값보다 낮은 금액인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우선 종전자산 평가액에 비례율이라는 것을 곱해야 실제 자산 가치를 알 수 있다. 흑석9구역은 3.3㎡당 3000만원 안팎에 일반분양을 한다고 가정했을 때 비례율이 119%가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실제 분양기준가액 추정액은 25억원 수준이다. 김 대변인이 산 값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재개발 투자의 마법은 조합원 분양가에서 빛을 발한다. 조합원들은 일반분양가보다 훨씬 낮은 값에 아파트나 상가를 분양받는다. 흑석9구역 41평형의 조합원 분양가는 8억원에서 8억5000만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34평형은 7억3000만원, 25평형은 5억4000만원이다. 대략 3.3㎡당 2000만원 안팎이다.

김 대변인의 경우 분양기준가액 25억원 중 본인의 말대로 41평형을 분양받는다고 가정하면 약 16억5000만원~17억원어치는 상가로 분양받을 수 있다. 주변에 비교할 만한 단지인 아크로리버하임 40평형대 호가가 25억원 정도에 형성된 것을 감안해 보수적으로 이 41평 아파트의 가격을 20억원으로 가정하면 상가 프리미엄을 제외하고도 36억~37억원 정도의 가치가 되는 셈이다. 김 대변인의 매입가보다 이미 10억원 이상 많은 금액이다.

물론 변수는 있다. 비례율이 오르거나 내릴 가능성이나, 부동산 가격이 다시 크게 오르거나 내리면서 일반분양가가 오르거나 내릴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정비업계 전문가들은 이 정도면 매우 잘한 투자라고 분석한다. 특히 비례율은 올라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재개발 전문가는 "앞으로 부동산 시장 상황이 변수가 되겠지만 보수적으로 봐도 10억원가량 차익이 기대되는 거래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김 대변인이 청와대 퇴임 후 노후 대책이라고 해명했지만, 배우자 퇴직금과 전세 보증금에 배보다 배꼽이 큰 대출까지 받아 재개발에 ‘올인’할 정도로 노후를 준비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