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경영위원회 체제 운영…"외부 인사 그룹 회장으로 영입"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감사보고서 ‘한정’ 의견 사태에 대해 책임지고 경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8일 박 회장이 전날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만나 아시아나항공의 금융시장 조기 신뢰 회복을 위해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이 회장에게 아시아나항공의 조기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신의 진정성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은 그룹 회장직을 포함해 아시아나항공(020560), 금호산업의 대표이사와 등기이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이 대주주로서 그동안 야기됐던 혼란에 대해 평소의 지론과 같이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차원에서 퇴진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삼일회계법인에 2018년 재무제표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아 감사보고서를 규정 기간내 내놓지 못해 ‘한정’ 의견을 받았다. 지난 22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서 주식거래가 정지됐고, 삼일회계법인에 제출하기를 거부했던 운용리스 항공기 정비 비용 등을 제공한 뒤에야 ‘적정’ 의견을 받았다. 아시아나항공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협약을 맺고 자구계획을 추진 중이다.

금호아시아나측은 "그룹 차원뿐 아니라 대주주까지도 어떤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아시아나항공의 조기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호아시아나는 당분간 이원태 부회장을 중심으로 그룹 비상 경영위원회 체제를 운영해 경영 공백이 없도록 하고, 빠른 시일 안에 명망 있는 외부 인사를 그룹 회장으로 영입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