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3월 2일 프랑스 툴루즈에서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가 첫 시험 비행을 했다. 영국과 프랑스가 공동 개발한 콩코드는 보통의 여객기보다 2배 높은 고도에서 음속(시속 1224㎞)의 2배 가까운 속도로 날았다. 1976년 첫 취항했을 때 8시간쯤 걸리던 런던―뉴욕 구간을 3시간 30분 만에 날아가 세상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27년 만인 2003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연료가 많이 들고 실내가 좁은 데다 요금이 비싸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게다가 2000년 파리에서 이륙 직후 폭발로 승객·승무원 109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안전에 의문이 생긴 것이 결정적이었다.

하지만 올해 콩코드가 시험 비행을 한 지 50년째를 맞아 다시 초음속 여객기를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지상용 차세대 교통수단으로 하이퍼루프 열차 개발 붐이 벌어지고 있다면, 하늘에서는 '제2의 콩코드' 부활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지난달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붐(Boom)'은 "올해 안에 초음속 여객기 시제품을 시험 비행하겠다"고 했다. 붐의 초음속 여객기 개발에는 영국 버진그룹과 일본항공이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미국의 항공·방산업체인 보잉과 록히드마틴도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보잉이 개발 중인 초음속 여객기 '넥스트 하이퍼소닉'은 마하 5(시속 6120㎞)의 속도를 지향한다. 뉴욕과 파리를 1시간에 주파할 수 있는 속도다. 보잉은 2029년까지 시험 비행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록히드마틴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공동으로 'X59'라는 초음속 여객기를 개발하는 중이다. X59는 마하 1.2(시속 1468㎞)로 초음속 여객기치고는 다소 느리지만, 2021년이면 시험 비행이 가능할 전망이다. 보잉은 일반 여객기보다 5배 이상 빠른 극초음속기를 넉넉한 시간을 두고 개발하기로 했고, 반대로 록히드마틴은 속도는 일반 여객기의 1.5배 정도에 그치지만 개발을 빨리 할 수 있는 쪽을 택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