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오피스텔이 줄줄이 분양에 실패하고 있다. 수익률은 떨어지고, 입주물량은 15년만에 최대치로 예상되면서 오피스텔 시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25일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이달 전국에서 분양된 오피스텔 7곳 중 6곳이 저조한 청약률을 보이고 있다. 이달 분양된 오피스텔은 수도권인 경기 시흥시와 남양주시를 비롯해 대구광역시, 충청북도 충주시, 울산광역시, 서귀포시 등에 있다.

일러스트=조경표

대구광역시 ‘대구신서 하우스디어반 오피스텔’은 총 1046실을 분양하는데 고작 5건이 접수됐다. 충청북도 충주시 ‘서충주신도시 시그니처시티 오피스텔’에는 총 747실 모집에 단 2건만 접수됐다.

울산광역시 ‘다인 로얄팰리스 일산지 테라스오피스텔’에는 총 405실 모집에 1건이 접수됐다. 제주 서귀포 ‘서귀포 ICITY 358 오피스텔’은 총 358실 중 3건만 접수됐다.

수도권에서도 이런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 안강럭스나인’ 오피스텔은 총 450실 모집에 3건이 접수됐고, 시흥시 ‘시흥월곶역 부성파인하버뷰 오피스텔’에도 총 117실 모집에 8건이 접수되는 저조한 결과를 보였다.

다만, 대구광역시 ‘동대구역 아펠리체 오피스텔’은 308실 모집에 866건이 접수됐다. 최고 8.0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이달 오피스텔 청약 중 유일하게 좋은 결과를 거뒀다.

오피스텔 청약 경쟁률이 바닥을 기는 것은 수익률은 떨어지는데 공급은 많기 때문이다. 상가정보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오피스텔 수익률은 연초 5.54%에서 연말 5.46%로 0.8%포인트 하락했다. 수도권이 5.31%에서 5.22%로 하락했고, 지방도 6.52%에서 6.48%로 하락했다.

공급은 15년 만에 가장 많이 쏟아졌다. 공실 위험이 커진 셈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오피스텔 입주물량은 8만8714실로 2004년 이후 가장 많다.

전문가들은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데다 지방 오피스텔 ‘깜깜이 분양’ 특성이 겹치며 청약 결과가 저조했던 것이라고 분석한다.

실제로 오피스텔 거래도 뚝 끊겼다. 상가정보연구소에 따르면 오피스텔 거래 건수는 지난 1월 1만3850건에서 지난달 1만730건으로 22.5% 줄었다. 전년도 2월과 비교해서는 33.9% 감소했다.

여기에 지방 오피스텔의 경우 수요자 수가 적어 깜깜이 분양이 종종 있다는 것도 청약률 저조의 이유로 꼽힌다. 이상혁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지방 오피스텔의 경우 일부러 청약하지 않고 미분양 후 로얄층 동·호수를 골라잡는 식의 깜깜이 분양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많다"면서 "청약률은 낮지만 실제 분양률은 다소 높은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택시장을 비롯한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침체가 오피스텔 시장에도 영향을 준 것"이라며 "경기 침체와 대출 규제 등으로 당분간 매수심리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