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바다에 떠서 전기를 생산하는 '해상 원자력발전소' 건설에 나선다. 해상 원전은 원전 설비를 바다에 뜰 수 있는 구조로 조선소에서 조립해 적당한 장소에 설치된 인공 방파제에 고정시켜 띄워놓는 원전이다. 통상 육지 원전(100만㎾)의 10% 정도 전력을 생산하는 소규모로 만든다.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지난 20일 국유 기업인 중국핵공업집단(CNNC)의 자회사인 중국핵동력연구설계원(NPI)이 중국 최초의 해상 원전 건설에 나선다고 보도했다. CNNC는 해상 원전 건설에 21억달러(약 2조4000억원)를 투입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에 가까운 동부 지역 산둥(山東)성 해안에 설치돼 2021년 발전(發電)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세계 첫 해상원전 - 작년 4월 28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세계 최초의 해상 원전인 아카데믹 로모노소프가 예인선에 이끌려 조선소를 떠나고 있다. 올여름부터 극동의 북극해 연안 도시 페베크에서 10만 명이 쓸 전력을 공급한다.

해상 원전은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강화된 안전기준을 만족하면서도 건설비가 적게 드는 경제성까지 갖춰 차세대 원전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육상 원전처럼 부지 확보가 필요 없어 전기 생산 비용은 육지 원전의 3분의 1 수준이다. 원전 건설에 부지 인근 지역 주민 반발도 없다. 조선소에서 제작이 가능해 설계와 허가 기간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글로벌 타임스는 뤄치(羅琦) NPI 원장의 말을 인용해 "부유식 해상 원전은 작은 규모의 원자로를 갖춘 해상 플랫폼"이라며 "해상 원전의 장점은 공간을 적게 차지하고, 지진의 영향을 받지 않으며 대기오염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러시아 국영 원전 기업인 로사톰이 지난해 세계 최초 해상 원전인 '아카데믹 로모노소프'를 만들었다. 아카데믹 로모노소프는 작년 11월 연료 장전을 완료한 상태다. 올해 여름부터 노후 폐기되는 원전을 대체할 예정이다.

탈원전 정책을 추진 중인 한국과 달리 중국은 빠르게 증가하는 전력 수요를 맞추고,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석탄 발전을 대체하기 위해 원전을 늘리고 있다. 현재 원전 46기를 가동 중이며 11기를 건설 중인 중국은 미국·프랑스에 이어 세계 3위 원전 대국이다. 중국 정부는 2030년까지 원전을 100기 이상 가동한다는 계획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