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기 하나금융투자 팀장

"올 들어 기관투자자의 자금이 코스닥시장으로 들어오면서 중·소형주 수급이 원활합니다. 최근 정부가 제2 벤처 붐 확산 전략을 발표하는 등 정책적으로도 코스닥 벤처 기업에 자금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조선일보·에프앤가이드의 '2018년 스몰캡(중·소형주) 부문 베스트애널리스트 팀'으로 뽑힌 하나금융투자 코스닥벤처팀의 이정기〈사진〉 팀장은 "최소한 올해 상반기까지는 코스닥시장이 양호한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각 증권사는 코스닥시장 중·소형주를 분석하는 애널리스트들을 팀 단위로 묶어 운영한다.

이 팀장은 "올 들어 중·소형주 위주의 장세가 뚜렷해졌다"고 했다. 작년까진 반도체 호황으로 유가증권시장의 대형주 위주로 장세가 펼쳐졌지만, 올해는 실적 부진이 예상되면서 투자자들이 대형주 비중을 줄이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에 대형주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코스닥시장으로 이전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팀장은 "보수적으로 자산을 운용하는 기관투자자도 코스닥 순매수 추이가 확연하다"며 "3월 들어서만 연기금이 1500억원, 보험사가 600억원쯤을 코스닥시장에 넣었다"고 말했다. 연초 이후 코스피지수가 6.8% 오르는 동안 코스닥지수는 11.5% 올라 더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이 팀장은 코스닥 업종 중에서도 바이오나 의료 기기, 미세 먼지 관련주, 콘텐츠 등의 상승 여력이 크다고 봤다. 바이오 업종은 기관투자자들이 주가를 밀어올릴 수 있다고 봤다. 그는 "기관투자자는 코스닥 내에서도 대형주에 쏠리는 경우가 많은데,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바이오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의료 기기, 건강 기능 식품 회사에 대해서 이 팀장은 "작년에 주가가 떨어졌는데 실적이 좋아 주가수익비율(PER·낮을수록 저평가)이 10배 정도로 낮아졌다"고 했다. 임플란트 기기 업체인 디오, 피부 재건·이식 기술을 가진 엘앤씨바이오, 유산균 제품을 생산하는 비피도 등을 업종 내 최선호주로 꼽았다.

미세 먼지 관련주에 대해 이 팀장은 "미세 먼지의 습격이 공기청정기나 필터, 마스크 생산 업체 등엔 좋은 성장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위닉스, 크린앤사이언스, 경동나비엔, 신일산업 등을 "실적이 주가를 받쳐주는 튼튼한 회사"라며 최선호주로 추천했다. 이 팀장은 "남북 경협주나 수소차 관련주 등은 펀더멘털(기초 체력)이 받쳐주지 않는 상황에서 기대감만 가지고 오른 경우가 많다"며 섣부른 투자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