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사흘 연속 상승하며 2180포인트 턱 밑까지 올라갔다. 기관이 현·선물 시장에서 순매수하며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매도 우위를 보인 외국인 때문에 지수의 상승폭은 제한적이었다. 외국인은 반면 코스닥시장에서는 ‘사자’ 기조를 유지했다. 면세점·화장품 등 중국 소비 관련 종목들이 눈에 띄는 강세를 보인 하루였다. 전문가들은 크게 반등할 만한 시장 분위기가 아니라며 당분간은 종목별 차별화 장세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10월 중국인 관광객들이 서울 중구의 한 면세점에 입장하기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활활 타오른 중국 소비주

18일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0.16%(3.38포인트) 오른 2179.49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465억원, 1859억원 순매도했고 기관은 2254억원어치를 샀다.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는 기관과 개인이 각각 884계약, 757계약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873계약 순매도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장 대비 0.64%(4.77포인트) 상승한 753.13에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60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기관은 181억원, 개인은 212억원 순매도했다.

이날 한국 증시는 상승 출발한 뒤 장중 등락을 반복했다. 코스닥지수보다는 코스피지수의 변동성이 컸다. 코스피지수는 하락 전환했다가 다시 상승 영역으로 돌아오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줬다. 김지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대비 코스닥의 상대적 강세가 지속됐다"고 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의 매도세는 정보기술(IT) 대형주에 집중됐다. 이 영향으로 대장주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가 각각 1.13%, 0.44% 떨어졌다. LG이노텍(011070)LG디스플레이(034220), 삼성SDI(006400)등도 전거래일 대비 하락했다. 매물 출회가 집중된 전기가스 업종에서도 한국전력(015760)지역난방공사(071320)등이 부진한 흐름을 나타냈다.

면세점주·화장품주 등 중국 소비 관련주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순매수에 종일 뜨겁게 타올랐다. 호텔신라(008770)신세계(004170)주가가 각각 7.33%, 7.67% 급등했고 한국콜마(161890)아모레퍼시픽(090430)도 4% 이상 올랐다. 이날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2월 면세점 매출액은 1조741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연초 이후 기관의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자동차 업종도 강세를 보였다. 현대차(005380), 현대모비스(012330), 기아차가 2%대 상승세를 나타냈다.

조선DB

◇"V자 반등 어려워…중소형주 대응 추천"

이번주 시장 참여자들은 가장 주목하는 이벤트는 19~20일(현지 시각) 열리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3월 회의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한 상황이다. 연중 금리 인상 신호를 2회에서 1회로 낮출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비둘기적(통화 완화 선호)인 발표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영향으로 달러 약세가 예상되는데 한국 증시에는 긍정적"이라고 했다. 서 연구원은 "다만 지난 1월 FOMC 때처럼 극적인 반응은 제한될 것"이라며 "이미 많은 부분이 시장에 반영돼 있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국투자증권은 연초 기대와 달리 미·중 무역협상 타결이 지연되고 경제지표도 둔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V자 반등은 어렵겠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 때문에 각국 중앙은행들이 새로운 정책 수단을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박 연구원은 "지수의 전반적인 반등 가능성은 낮지만, 풍부한 유동성 덕분에 종목장세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면서 "당분간 중소형주와 코스닥 중심의 대응을 추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