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창고형 할인매장 ‘트레이더스’에 승부를 걸고 있다. 실적이 부진한 이마트(139480)보다는 성장률이 높은 창고형 할인매장 ‘트레이더스’를 제2의 이마트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민영선 이마트 트레이더스본부 부사장은 13일 트레이더스 월계점 개장 기자간담회에서 "코스트코를 넘어 1등을 차지하겠다"며 "2030년까지 트레이더스 50개점을 열고 매출 10조 시대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할인점 이마트는 정체를 보이고 있지만 창고형 할인매장 트레이더스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할인점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6% 감소한 반면 트레이더스는 24% 성장했다. 이마트 기존점 매출액 신장률은 8% 역신장을 기록하는 동안, 트레이더스는 2.4% 늘었다.

트레이더스는 2010년 구성점을 처음으로 문 연 뒤, 지난해까지 15개 점포를 개장했다. 올해는 서울 월계점과 부천 옥길지구와 부산 명지 국제신도시 등 총 3개점을 열어 국내 최다 창고형 매장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현재 코스트코와 트레이더스의 매장수는 15개로 같지만, 연말에는 트레이더스가 매장이 2개가 많아진다.

이마트는 내년에 부산 연산과 안성, 의정부에, 2021년에는 청주, 수원, 동탄 등에 트레이더스를 열 계획이다. 인구 50만명 이상인 도시에 트레이더스를 개장하고, 100만이상 대도시에는 복수 출점도 검토한다. 단독 매장보다는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와 협업해 교외출점을 확대하는 방식을 활용할 예정이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이마트가 야심찬 목표를 내세웠지만, 유통업계는 이마트의 출점 전략이 유효할지 의문을 품고 있다. 수도권 지역에 창고형 할인매장 부지가 들어설 곳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트레이더스가 출점한지 9년만에 첫번째 서울 점포가 들어선 것도 이같은 이유다.

기존 이마트 점포를 전환하는 것도 쉽지 않다. 할인점과 트레이더스 매장은 천장높이, 바닥 하중 등에서 차이가 크다. 현재까지 간판을 바꿔단 매장은 용인 구성점, 인천 송림점 뿐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서울 내 트레이더스를 지을 공간이 많지 않아 근교와 지방대도시를 검토하고 있다"며 "이마트와 트레이더스는 층고, 물류, 동선적인 측면에서 상당히 달라 건물을 헐고 다시 짓지 않는 이상 전환이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