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국민 50만명의 유전자 정보를 수집하는 '핀젠(FinnGen) 프로젝트'를 이끄는 사람은 세계적 유전학자인 마크 데일리(Daly·사진) 박사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핀란드분자의학연구소장을 맡기 전 세계적 바이오의학 연구기관인 미국 브로드연구소(BROAD Institute) 연구원과 하버드대 의대 교수로 일했고, 2009년 톰슨로이터가 선정한 '최다 논문 인용 과학자 12명' 중 한 명으로 선정됐다.

데일리 소장은 본지 인터뷰에서 "핀란드는 정부가 나서서 바이오·헬스 연구를 위한 최적의 환경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단순히 유전자 정보를 수집하는 것뿐 아니라, 일반 환자의 의료 정보까지 구축함으로써 상호 비교·연구가 가능하게 했다는 것이다. 데일리 소장은 "핀란드에선 한 사람의 유전자 정보를 확보하면, 이를 여러 연구에 중복해서 활용할 수 있다"며 "영국이나 미국에도 수십만 명의 유전 정보를 수집하는 프로젝트가 있지만 환자 정보까지 이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핀젠 프로젝트는 목표한 50만 명 중 23만 명의 정보를 수집했다. 이 가운데 15만 명의 유전자 정보는 이미 분석을 마쳤다. 이 데이터를 6개월마다 업데이트한다. 연구 결과는 미국 등 다른 나라 과학자들과 공유한다. 데일리 소장은 "핀란드인뿐 아니라 다른 국민들에까지 유전 정보를 확장하는 작업을 꾸준히 한다"고 말했다.

데일리 소장은 특정 유전자와 관절염·당뇨병 같은 자가면역질환과의 관계에 대해 연구 중이다. 특정 유전자를 찾아내면 개인 맞춤형 약을 개발할 수 있다. 데일리 소장은 "핀젠 프로젝트가 예정대로 진행되면, 10년 후에는 혈액만으로 유전자를 분석하고 맞춤형 치료제를 만드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