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500여명에 달하는 파견·용역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을 위해 자회사 'KDB비즈'를 설립했다. 이에 따라 1년 넘게 끌어온 산업은행 파견·용역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문제도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11일 "파견·용역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을 위해 지난 2월말 KDB비즈를 설립했다"며 "기존 파견·용역근로자가 속해 있던 두레비즈 직원들을 대상으로 KDB비즈에서 일할 사람을 채용하는 과정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파견·용역근로자 정규직 전환을 위한 자회사 KDB비즈를 설립했다.

KDB비즈는 지난 2월말 미화, 시설관리, 경비 등 실무를 맡을 파견·용역근로자 490여명에 대한 채용 공고를 냈고, 최근에는 업무지원과 관리를 맡을 인사·총무 직원에 대한 채용 공고도 냈다. 이들에 대한 채용 절차가 마무리되는 4월 정도에 KDB비즈가 정식으로 출범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은행은 지난 2017년 10월부터 파견·용역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했다. 정부가 발표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라 산업은행에서 미화, 시설관리, 경비 업무를 맡고 있는 500여명의 파견·용역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산업은행 사측과 노조 측은 갈등을 겪었다. 산업은행은 자회사를 만들어 파견·용역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려 했고, 노조 측은 산업은행의 직접 고용을 주장하며 맞섰다. 이 때문에 파견·용역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문제는 산업은행이 처음 검토를 시작한 지 1년이 넘도록 해결되지 않았다. 결국 산업은행은 작년 12월 100% 출자회사 통한 파견·용역근로자 정규직 전환을 결정했다.

산업은행은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 전환이 고용 안정 측면에서 직접 고용보다 낫다고 설명한다. 미화, 시설관리, 경비 등 파견·용역근로자의 업무 특성상 연령대가 높은 근로자가 많기 때문에 산업은행이 직접 고용할 경우 정년으로 인한 고용 불안이 더 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산업은행의 경우 정년이 만 60세지만, 이번에 설립된 KDB비즈는 미화 업무 근로자는 정년이 65세, 시설관리 근로자는 정년이 62세다. 정년 이후에도 3년 정도 계약직으로 일할 수 있도록 근무연한도 충분히 두고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두레비즈에서 일하는 파견·용역근로자 가운데 산업은행의 직접 고용을 요구하는 사람은 4분의 1 정도고 나머지 4분의 3에 해당하는 근로자들과는 이야기가 잘 진행되고 있다"며 "고용 안정의 측면에서 보면 100% 자회사를 통한 방식이 파견·용역근로자 입장에서도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