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반의 게임 개발을 도입하기 위해 지난 5년간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해온 넷마블이 올해부터는 결실을 맺기 위한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넷마블은 AI 기술을 바탕으로 회사의 정체성을 바꾼다는 의미의 ‘넷마블 3.0’을 슬로건으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PC 사업을 바탕으로 성장한 시기를 ‘넷마블 1.0’으로 본다면 모바일 게임으로 도약한 시기를 ‘넷마블 2.0’, 다가올 AI 시대에 맞춰 넷마블 3.0을 내세울 예정이다.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넷마블 본사 사옥.

구체적인 연구개발 성과들도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 지난해 AI 전담 조직인 NARC(Netmarble AI Revolution Center)를 결성한 넷마블은 현재까지 65건에 달하는 AI 관련 특허를 출원했고 이중 15건의 경우 등록이 완료된 상황이다. 게임 테스트를 자동화하는 기술부터 블록체인 기반의 난이도 조절, 핵 및 매크로 탐지 방법 등 AI를 활용한 다양한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가장 난관이 되는 AI 관련 인력 충원도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3월 NARC 출범을 발표했을 때보다 약 70% 전문 인력을 늘려 현재는 80여명의 AI 전문가들이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연내 북미 지역의 새로운 AI 연구소도 개설할 예정이다. AI 연구소는 현재 미국 로스엔젤레스와 캐나다 토론토를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적 파트너십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구글, 아마존웹서비스(AWS)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인공지능 기술 구현 및 확대 도입을 위해 인프라스트럭처를 확충할 계획이다. 넷마블은 이미 인공지능 및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해 클라우드 사업자들과 활발히 협력해 왔으며, 다양한 형태의 IAAS 및 PAAS를 적용하고 있다.

넷마블이 AI 시대를 맞아 환골탈태를 시도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기존 게임 시장에서 마땅한 성장 동력을 찾기 힘들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국내 게임사들의 실적 성장세의 원동력이었던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점점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해가 갈수록 중국계 모바일 게임사들과의 경쟁이 격화되고, 각 회사가 내놓는 작품 역시 캐릭터, 스토리 측면에서 차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AI 기술 도입은 게임의 플레이의 질적 성장뿐만 아니라 개발 프로세스를 효율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가령 기존 게임 개발 환경에서는 개발자가 게임 내 캐릭터, 아이템 사이의 밸런스를 직접 조절했다. 게임에 등장하는 수많은 캐릭터들의 특성과 능력치를 부여하는 복잡하고도 민감한 작업이 개발자의 직관에 의존해 진행됐다는 의미다.

넷마블 관계자는 "인공지능이 게임 개발에 필요한 수많은 데이터를 반영해 계산한 최적의 수치를 제안하는 방식으로 게임의 밸런스 조정 작업을 보다 정확하고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다"며 "또 게임 내 작은 변화를 줄 때도 테스트 자동화 방식에 AI를 접목해 사람의 수작업을 줄이고 정확하고 빠른 프로세스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넷마블은 지난 2014년부터 게임 퍼블리싱, 마케팅 등의 운영 노하우를 인공지능화하기 위한 콜럼버스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2018년에는 이를 본격화하고자 인공지능 기술 개발 전담 조직인 NARC를 신설했고 미국 IBM 왓슨 연구소에서 20년간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빅데이터 관련 연구를 이어온 이준영 박사를 센터장으로 영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