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미‧북 회담 결렬 소식에 남북경협 기업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남북경협 기업들은 2차 미‧북 회담 결과에 따라 금강산 관광 재개, 개성공단 재가동 등을 기대했지만 이번 회담으로 얻은 것은 없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각) 2차 미북정상회담 합의 결렬 후 숙소인 베트남 하노이 JW메리어트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8일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아무런 합의에도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2차 미‧북 정상회담이 사실상 결렬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북 정상회담에 따른 공동 합의안 불발 소식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1.76% 하락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담 직후 하노이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남북 경협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현대그룹 등 남북경협 기업들은 섣부른 낙관을 경계하고 있었지만,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오자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현대그룹 주력 계열사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27일 340억원 규모 현대아산 유상증자에 참여, 대북사업 지원에 나섰다. 하지만 이날 합의 결렬 소식에 주가가 전일 대비 18.55% 하락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남북경협 재개 여건이 마련되길 바랄 뿐"이라며 "기대와 희망을 잃지 않고, 차분하게 금강산관광을 비롯해 남북경협 재개를 위한 준비와 노력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도 이번 회담에 기대를 걸고 있었던 만큼 아쉽다는 반응이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2016년 2월 갑작스러운 폐쇄 이후 시설 점검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 시장 점유율 30%를 차지했던 개성공단 진출 강소기업 대화연료펌프는 부도 처리되기도 했다. 개성공단기업 비대위는 이날 회담 결과를 파악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