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가 가시니 미세먼지가 극성이다. 계속되는 ‘미세먼지 공습’에 공기청정기는 필수 가전을 넘어, 최근 들어선 ‘세컨 공기청정기’ 수요마저 늘어나고 있다. 가전업계는 공기청정기 외에도 전기레인지·건조기·에어컨 등 가전 전방위에 ‘미세먼지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최근 전자랜드는 2019년 주목할 가전제품으로 의류관리기, 건조기, 공기청정기, 상중심 무선청소기, 식기세척기, 전기레인지를 꼽았다. 식기세척기를 제외하곤 모두 ‘미세먼지’ 관련 가전이다.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시행된 지난 22일 서울시내에서 출근길에 오른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걷고 있다.

지난해 전자랜드의 의류관리기 판매량은 2017년보다 167%늘었다. 건조기는 135%, 공기청정기는 20%, 상중심 무선청소기는 131%, 전기레인지는 40%씩 판매량이 늘었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공기청정기는 이제 방마다 구비하는 추세"라며 "전기레인지는 유해가스 배출 걱정이 적고 청소도 간편해 가스레인지를 대체하고 있다"고 말했다.

◇ 공기청정기는 옛말... 전기레인지로 미세먼지 잡는다

공기청정기의 뒤를 잇는 대(對)미세먼지 대표 가전은 전기레인지(인덕션)이다. 전기레인지 시장 규모는 올해 1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2014년 전기레인지 판매 비중은 전체 레인지 중 18%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45%로 늘어났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신축 아파트, 오피스텔 등 B2B 시장에서도 전기레인지 지분이 늘고 있다"고 했다.

본격적인 미세먼지 철을 앞두고 삼성전자(005930), LG전자 등 국내 대기업들은 물론 쿠쿠, SK매직 등 중소·중견기업, 지멘스 등 외국계 기업까지 속속 전기레인지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3일 2019년형 전기레인지 인덕션 8개 모델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최대 6800W(와트) 화력에 15단계 온도 조절 기능을 탑재했다.

삼성전자 2019년형 셰프컬렉션 인덕션.

LG전자(066570)는 지난해 11월부터 내수용 가스레인지는 B2B 제품만 생산하고, 가정용은 전기레인지만 만들고 있다. 가정용 가스레인지 수요가 사실상 사라졌기 때문이다. LG전자가 올해 1월부터 판매한 디오스 전기레인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3배 가량 늘었다고 한다. 이는 지난해 12월과 비교해도 50%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 올해 건조기 판매량 2배 성장 예상… 에어컨도 공기청정기능 ‘필수화’

옷과 빨랫감에 묻은 미세먼지를 털어내주는 의류건조기 시장도 날로 성장세다. 가전업계는 지난해 100만대 규모이던 의류건조기 판매량이 올해 200만대까지 늘어난다고 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건조기 판매량이 3분기보다 30%가량 늘었다"고 전했다.

수요가 늘어나자 대형화 트렌드도 보이고 있다. 전자랜드는 지난해 총 건조기 판매량에서 14KG이상 대형 비중이 31%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이 16KG급 건조기를 연달아 내놓은 덕이다. 보쉬 등 외국계 기업 또한 최근 대용량 건조기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20일 LG전자 직원들이 경남 창원사업장에서 휘센 씽큐 에어컨을 생산하고 있다.

에어컨도 공기청정 기능이 필수화되며 사계절 가전으로 자리잡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2019년형 무풍에어컨을 선보이며, 홈멀티로 제공하는 벽걸이형 전 모델에 청정 기능을 기본 적용했다. LG전자 또한 지난 1월 2019년형 LG 휘센 씽큐 에어컨을 출시하며 공기청정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전체 모델 90% 이상에 공기청정 기능을 탑재했다.

에어컨 성수기가 한발짝 앞으로 다가오며 LG전자 창원공장의 에어컨 생산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늘어났다고 한다. LG전자 관계자는 "공기청정기를 품은 에어컨부터 먼지와 유해가스가 없는 전기레인지까지 미세먼지 관련 생활가전들이 올해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