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노조가 27일부터 이틀간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최근 사측이 다음달 8일을 임금협상 ‘데드라인’으로 제시한 가운데 노조가 또다시 부분파업을 강행하면서 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지게 됐다.

27일 르노삼성 관계자에 따르면 도미닉 시뇨라 사장은 전날 부산공장에서 노조 집행부를 만나 다음달 8일까지 임금협상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 시뇨라 사장은 28일에도 17차 협상을 갖고 상세한 경영 상황 등을 공개하겠다고 노조에 제안했다.

그러나 노조는 시뇨라 사장의 제안에 대해 수용 여부를 밝히지 않은 채 이날부터 28일까지 주간과 야간 각각 4시간씩 진행되는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호세 빈센트 드 로스 모조스 르노그룹 부회장(가운데)이 지난 21일 르노삼성 부산공장을 찾아 노조 집행부에 협상을 마무리 할 것을 설득하고 있다. 그러나 노조는 다음날인 22일에도 부분파업으로 회사를 압박했다.

르노삼성 노조는 임금협상에서 사측과 접점을 찾지 못하자 지난해 10월부터 부분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부터 28일까지 진행되는 파업을 포함하면 총 42차례, 160시간에 걸쳐 가동을 중단한 것이다.

해를 넘겨 계속된 파업으로 르노삼성의 손실도 계속 늘고 있다. 이번 파업까지 반영할 경우 르노삼성의 생산차질 규모는 차량 8700대, 총 1600억원에 이른다.

장기간 파업이 이어지고 있지만, 르노삼성 노사는 여전히 임금협상에서 전혀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10만667원 인상과 함께 특별격려금 300만원, 누적 판매량 300만대 달성에 따라 기본급의 250%에 해당하는 축하금 지급 등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사측은 기본급을 동결하는 대신 1400만원의 보상금을 주겠다는 제시안으로 맞서고 있다.

만약 사측이 데드라인으로 제시한 8일까지 노사가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르노삼성은 올해 9월로 위탁생산이 끝나는 닛산 로그의 후속물량을 배정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닛산의 북미 수출용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로그는 르노삼성 부산공장 생산 물량의 절반을 차지한다. 지난해 르노삼성은 총 22만7577대를 판매했는데, 이 가운데 로그의 수출물량은 10만7245대였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위탁생산하는 닛산 로그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지난 21일 프랑스 르노그룹 본사의 드 로스 모조스 부회장이 직접 부산공장을 찾아 노조 집행부를 설득했지만, 노조는 22일에도 부분파업으로 회사를 압박했다.

만약 닛산 로그의 후속물량을 배정받지 못할 경우 르노삼성은 심각한 경영위기를 맞게 되는 것은 물론 1차 협력사 약 260여곳을 포함, 수백곳의 부품업체들까지 연쇄 타격을 받게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