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3년 3조원·신한금융 4년 1.7조원 투자 계획
정부, 핀테크 기업 출자 규제·M&A 규제 등 완화 방침

우리금융지주가 디지털 금융을 강화하기 위해 3년간 약 3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신한금융지주도 ‘혁신성장 프로젝트'를 통해 4년간 1조7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금융혁신을 위해 핀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정부에 규제 완화를 요청했다. 금융위원회는 핀테크 기업에 대한 출자 규제, 인수·합병(M&A) 규제 등 관련 규제를 완화할 방침이다.

25일 서울정부청사에서 열린 ‘금융혁신을 위한 금융지주회장 간담회’에서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오픈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클라우드 지원 등 테스트베드센터를 조성하겠다"며 "3년간 약 3조원 규모로 직접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역시 핀테크 기업과 혁신금융서비스를 공동 참여하고, ‘혁신성장 프로젝트’를 통해 4년간 1조7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그룹 차원에서 오픈 API를 개방하고, 벤처캐피탈 설립해 투자하겠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김한 JB금융지주 회장,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김도진 기업은행장, 이도훈 농협은행장,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등이 참석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금융지주사 회장들이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혁신을 위한 금융지주 회장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핀테크 기업의 성장을 촉진하고 국민 생활의 편의성을 제고하기 위해 금융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투자를 당부했다. 그는 "정부도 지금까지와 차원이 다른, 놀랄만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인터넷전문은행법, 금융혁신지원특별법에 이어 신용정보법 개정, P2P법 제정 등 혁신 생태계를 뒷받침할 제도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최 위원장은 "금융그룹들이 글로벌 금융플랫폼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보다 근본적인 규제완화, 규율체계 개편을 고민 중"이라고도 했다.

금융지주 회장들은 핀테크 기업에 대한 출자 규제, 인수·합병(M&A) 규제 등에 대해서도 개선을 요구했다. 이에 금융위 측은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흩어져 있는 개인정보를 모아 제공하는 마이데이터 산업 등에 대해서도 핀테크 기업 뿐만 아니라 기존 금융회사들도 동등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는 요구도 잇따랐다.

금융위는 "글로벌 디지털 경쟁 속도를 감안, 정부의 규제개혁과 금융산업 지원정책을 더 속도감 있게 추진해 달라는 제안이 있었다"며 "각 금융지주 회장들이 그룹의 전략을 수정해 혁신을 선도해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