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한 경제 지표로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뉴욕증시가 21일(현지 시각) 하락했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 합의를 위한 양해각서 초안을 마련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주가를 끌어올리기에 역부족이었다. 전날 발표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대한 실망감도 이날 주가 하락에 무게를 실었다.

이날 다우존스 지수는 전날보다 103.81포인트(0.40%) 내린 2만5850.6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9.82포인트(0.35%) 떨어진 2774.88를 기록했다. 나스닥 지수는 29.36포인트(0.39%) 하락한 7459.71에 장을 마감했다.

일본과 유럽을 필두로 주요국 제조업 경기가 일제히 하강 기류를 보인 가운데 미국 지표도 적신호를 보냈다. 일본의 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8.5에 그쳐, 32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로존 2월 제조업 PMI도 49.2로, 2013년 6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의 12월 내구재 수주도 늘어나기는 했지만 시장 기대에는 못 미쳤다. 미 상무부는 12월 내구재 수주 실적이 전월 대비 1.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큰 월간 증가율이지만 월스트리트저널 전망치 1.5% 증가에는 미치지 못했다. 상업용 항공기와 자동차를 제외한 내구재 주문은 0.1% 늘어나는 데 그쳤다.

1월 기존주택 판매와 2월 제조업 PMI도 부진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1월 기존 주택판매(계절 조정치)가 전월보다 1.2% 감소한 494만 채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3개월 연속 감소세로, 2015년 11월 이후 가장 낮다. 시장이 예상한 0.6% 증가보다도 크게 부진했다. 2월 미 제조업 PMI 예비치는(계절조정치) 전월 확정치 54.9에서 53.7로 하락했다. 17개월래 최저치다. 시장 예상 54.2에도 못 미쳤다.

이밖에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은 지역 제조업 업황을 나타내는 지수가 마이너스(-) 4.1로 떨어졌다고 발표해 시장에 충격을 줬다. 이 지수가 경기 위축을 의미하는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은 2016년 5월 이후 처음이다. 델라웨어와 뉴저지의 2월 제조업 지표도 하락했다.

컨퍼런스 보드가 발표한 1월 경기선행지수가 0.1% 하락한 111.3에 머문 것도 이날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는 유지됐다. 양국 협상단이 기술이전 강요·사이버 절도 지식재산권 서비스 환율 농업 비관세 무역장벽 등 6개 분야 MOU 초안을 작성하는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을 연간 300억달러 추가 구매하겠다는 방안을 제안할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그러나 MOU의 내용이 아직 명확하지 않은 만큼 시장 반응도 다소 제한적인 상황이다.

종목별로는 테슬라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컨슈머 리포트가 더이상 테슬라3를 추천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4% 가까이 떨어졌다. 도미노피자는 4분기 어닝 쇼크를 악재로 9% 이상 급락했다. 애플도 1% 가까이 하락했다. 4분기 아이폰 판매가 12% 가까이 줄었다는 가트너의 발표와 중국 소비자들에게 최대 2년 무이자 융자를 제공할 계획이라는 언론 보도의 여파다. 나이키 주가는 미 대학 농구계 유망주인 듀크대의 자이언 윌리엄스가 착용 중이던 농구화가 찢어져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1% 떨어졌다.

유럽 주요증시는 영국 증시를 제외하곤 상승했다. 범유럽지수 스톡스 50지수는 4.21포인트(0.13%) 상승한 3263.70에 거래를 마쳤다. 영국 FTSE 100지수는 전날 대비 61.23포인트(0.85%) 내린 7167.39에 끝났다. 독일 DAX 지수는 21.31포인트(0.19%) 오른 1만1423.28을 기록했다. 프랑스 CAC40지수는 0.16포인트(0.00%) 상승한 5196.11에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