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POSCO, 현대제철(004020), 현대자동차등 업계와 함께 민관합동대표단을 구성해 지난 18일(현지 시각)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철강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 공청회에 참석해 정부 입장을 전달했다고 19일 밝혔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정부는 세이프가드의 제한적 성격과 EAEU 세이프가드 조사의 부당성을 적극 설명함과 동시에 EAEU 세이프가드 조사가 세계무역기구(WTO) 세이프가드 협정상의 요건을 만족시키지 않으므로 조치가 취해져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부는 EAEU의 이번 세이프가드 조사가 ▲최근의 급격하고 중요한 수입 증가 ▲예상치 못한 상황 발생 ▲심각한 산업피해 발생 또는 그 우려 ▲수입 증가와 산업 피해간 인과관계 등 WTO 협정상 발동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사례와 수치까지 제시했다. 가령 수입 급증과 관련해 열연은 지난 2016년에 수입이 감소했고 냉연 및 도금제품의 2015∼2017년 연평균 수입증가율이 각각 19.6%와 5.5%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2017년 러시아의 조강생산량은 전세계 5위로 2016년 대비 1.3% 증가했으며 2015∼2017년간 EAEU 주요 철강기업들의 매출 및 영업이익률이 증가 추세에 있기 때문에 산업피해도 없다는 주장이다. 만약 심각한 산업피해가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수입 증가 외에 고용·투자 감소, 생산비 증가 등 다른 산업 피해 요인에 대한 조사가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 우리 측 입장이다.

정부는 세이프가드 조치로 EAEU 내 철강 가격 상승과 공급 부족으로 이어져 자동차 산업 등 연관산업도 피해가 나타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세이프가드 조치가 불가피한 경우 EAEU내 생산만으로는 수요 충족이 어렵거나 역내 생산이 불가능한 자동차용 철강 및 가스파이프라인용 철강재를 조치에서 제외해줄 것도 요청했다.

포스코, 현대제철, 현대자동차 등도 공청회에 참석해 세이프가드 조사 철회와 함께 주력 품목에 대한 세이프가드 적용을 예외해달라고 요청했다.

EAEU는 미국의 철강 무역확장법 232조 조치 및 유럽연합(EU)·터키 철강 세이프가드 조사에 따른 잉여 물량의 EAEU 유입 증가를 우려해 지난해 8월 열연·냉연·도금제품 등 한국산 철강을 대상으로 세이프가드 조사에 나섰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대(對) EAEU 철강 수출은 26만7000톤, 3억1500만달러 규모다.

EAEU는 오는 5월 6일까지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한다. 정부는 EAEU 철강 세이프가드 조치 발표 전까지 WTO 세이프가드 위원회(4월), 무역구제 서울국제포럼(5월), 한-러시아 산업협력위원회 등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우리 입장이 반영되도록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