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코오롱글로벌이 분양하는 대구 중구 남산동 '남산 자이 하늘채'는 지난 15일 청약 후 부적격 당첨 등으로 인해 남은 44가구에 대해 추가로 인터넷 청약 접수를 했다. 대구시 거주자로 청약 요건을 제한했는데도 여기에 2만6649건의 청약이 몰려 60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달 초 진행된 이 아파트 1순위 청약에는 4만6469건의 청약자가 몰렸다. 분양 관계자는 "단지 바로 앞에 지하철역이 있는 대규모 단지인 데다 당첨 후 6개월이 지나면 분양권 전매도 가능해 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 대전, 광주 등 지방 도심 분양 시장 열기가 뜨겁다.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선보이는 구도심 새 아파트에 수만 명의 청약자가 몰리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대구에서는 올 들어서 분양한 아파트 8곳 가운데 7곳이 두 자릿수 이상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신세계건설이 대구 달서구 감삼동에 분양한 '빌리브 스카이'는 1순위 청약에서 343가구 모집에 4만6292명이 지원, 경쟁률이 135대1이었다.

지난달 대구 중구 남산동에서 분양한 ‘남산자이하늘채’의 모델하우스에서 방문객들이 주택 모형 내부를 둘러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지난 15일 실시된 이 아파트 잔여 가구 44가구 모집에는 2만6649건의 청약이 몰렸다.

대전에서 지난해 분양한 아파트 단지는 평균 79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역 단위 경쟁률로만 보면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다. 지난해 7월 분양한 대전 서구 도안동 '갑천트리플시티'에는 642가구 모집에 16만9244명의 청약자가 몰렸다.

광주의 청약 열기도 뜨겁다. 반도건설이 광주 남구 월산동에 선보인 '광주 남구 반도유보라'는 1순위 청약에서 356가구 모집에 1만8225명이 신청했다.

전문가들은 지방 도심 아파트의 흥행 원인으로 새 아파트 공급 부족을 꼽는다. 대구 입주 아파트는 2017년 2만1768가구, 지난해 1만3960가구에서 올해는 9480가구로 더 줄었다. 대전은 지난해 분양한 아파트가 3067가구(일반 분양 기준)에 불과했고, 올해 입주하는 아파트도 지난해 절반 수준인 3883가구에 그친다. 광주에서도 지난해 입주한 아파트가 6197가구로 전년(1만1797가구)의 절반에 못 미친다.

서울 등 수도권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규제에서 자유롭다는 점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투기과열지구인 대구 수성구를 제외하면 대구, 대전, 광주 청약 시장은 정부 규제를 받지 않는다"며 "교통, 학군 등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진 구도심 아파트에는 실수요자뿐만 아니라 집값 상승을 기대하고 뛰어드는 외부 투자자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대구, 대전, 광주에서는 다음 달까지 분양이 잇따른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대구에서 4168가구가 분양하고 대전과 광주에서 각각 2565가구, 1859가구가 선보일 예정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아파트 분양 가격은 계속 상승하는 추세인 만큼 가격이 주변 시세와 비교해 합리적인지 인근 지역에 입주 물량이 집중되지는 않는지 따져보고, 신중히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