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브라질에서 발생한 철광석 광산 ‘페이자오(Corrego do Feijao)’의 광미댐 붕괴 사고 여파가 철광석 생산물량 감소로 이어져 해운사의 벌크선 업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은 지난 1월 올해 벌크 해상물동량 증가율을 3.4%로 전망했다. 브라질의 중국향 벌크 물동량 비중이 60%인 점을 감안해 추정한 것이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7일 "댐 붕괴 사고 여파로 추정되는 철광석 생산 감산량만큼 브라질과 중국을 연결하는 물동량이 줄면 클락슨의 전망치는 기존보다 1.1%포인트에서~1.8%포인트까지 낮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벌크선 운임지수(BDI)는 지난 8일 기준 601포인트로 연초 대비 52% 하락했다. 이번주 들어 608포인트까지 올랐지만 이는 2016년 6월 이후 최저점이다.

지난달 25일 브라질 광산업체 발레(Vale)가 소유한 페이자오 광산의 광미댐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광산과 주변지역에 채광잔여물과 독성이 있는 토사물이 쏟아지면서 현재까지 157여명의 사망자와 200명 이상의 실종자가 발생했다. 댐은 설치방식에 따라 상류형과 하류형으로 나뉘는데 이번에 사고가 난 댐은 상류형 댐이다. 상류형은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반면 지진이나 지반 액화현상에 취약하다. 브라질 조사기관도 지반 액화현상이 이 사고의 주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페아지오 광산은 발레 전체 생산량의 1.5%를 차지하는 규모가 크지 않은 광산이다. 하지만, 사고 이후 발레는 보유중인 10개의 상류형 댐을 모두 해체한다고 발표했다. 결국 댐을 해체하는 과정에서 연간 약 4000만톤의 철광석 감산이 이뤄질 예정이다. 여기에 브라질 정부도 지난 4일 부르쿠트(Brucutu) 광산의 광미댐 운영허가를 취소하면서 약 3000만톤의 철광석 생산이 추가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유혁 연구원은 "발레가 발표한 상류형 댐 해체물량과 부르쿠트 광산의 운영허가 취소로 총 7000만톤의 철광석 감산이 예상되지만, 발레사가 여유생산능력을 통해 일부 대응한다고 한 만큼 순 감산량은 5000만톤 정도로 추정된다"고 했다. 발레사가 여유가 있는 다른 광산을 증산해 실제 감산량을 5000만톤으로 추정한 것이다. 이는 올해 연간 철광석 생산 예상치 4억 톤의 12.5%, 브라질 철광석 수출량의 13%, 글로벌 철광석 생산량의 2.3%로 적지 않은 규모다.

브라질에서 생산되는 철광석의 60%는 중국으로 수출된다. 브라질은 전세계 철광석 해상 물동량의 44.5%를 차지하며 가장 많은 철광석을 수출한다.

김 연구원은 "올해 벌크 선복량이 3% 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상반기에 벌크물동량 수요가 강하지 않은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BDI 약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장기운송은 큰 영향은 없지만, 스팟(단기화물) 물량은 차질이 어느정도 있다"며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