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암 치료를 위한 새로운 항암 바이오의약품 기술을 개발했다.

전상용 KAIST 생명과학과 교수와 정준호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공동 연구팀은 최근 개발한 ‘펩타이드-항체 하이브리드 기술’이 항암제의 지속시간은 늘리고 암 조직 침투 효능을 높인다는 사실을 증명했다고 17일 밝혔다.

2가지 표적에 반응하는 특이적 펩타이드-항체 복합체 모식도.

이 기술은 2가지 암 표적에 결합하는 펩타이드를 니코틴 대사체인 코티닌에 항체복합 형태로 형성한 것이다. 이 복합체를 플랫폼으로 이용하면 여러 암종을 대상으로 하는 바이오의약품을 만들 수 있다.

기존 펩타이드를 이용한 바이오의약품은 우리 몸에 투여했을 때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아 신장을 통해 빠르게 배출된다. 약물이 빠르게 몸에서 사라지는 만큼 약효는 반감되고 약을 자주 먹어야하는 것이다.

항체를 이용한 바이오의약품은 약물의 혈중 지속시간은 길지만, 항체의 크기가 커 암 조직 깊은 곳까지 전달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이번 기술은 이러한 펩타이드와 항체를 복합한 형태의 플랫폼을 만들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연구 결과, 이 복합체는 펩타이드의 암 조직 특이 결합과 혈관 형성 물질 저해기전을 그대로 보존하면서도 기존보다 혈중 지속시간은 20배 길었다. 펩타이드는 암 세포에 연결된 혈관을 막아 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특성이 있다.

또 암을 유발한 쥐에게 이 복합체를 투여했을 때 암세포 표적 부위에서 펩타이드가 항체에서 분리돼 암세포의 깊은 곳까지 전달된 것으로 나타났다. 즉 항체가 암 세포 인근까지 도달한 후 크기가 작은 펩타이드가 추가로 암세포를 사멸시킬 수 있는 것이다.

전상용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기존 펩타이드와 항체의약품이 갖는 한계를 극복하는 하나의 새로운 플랫폼을 개발했다"라며 "앞으로 다양한 펩타이드 의약품에 적용하면 효과적인 항암제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